1997년 발매된 존 레논의 베스트 앨범 이름은 <레논 레전드> . 많지 않은 나이 40에 유명을 달리한 대스타에 대한 아쉬움만이 ‘신화’라는 표현 속에 스며 있지는 않은 듯하다. 레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정의와 평화에 대한 기원을 자신의 노래 속에 끌어안았던 반전 운동가로서의 활동도 레논의 짧은 삶을 신화의 영역으로 끌어올렸을 만하다.
<존 레논 컨피덴셜> 은 세계적 그룹 비틀스의 리더, 작곡가, 화가 등 다면적 인생을 살다간 레논의 삶 중 사회운동에 몸을 던진 인생 후반부에 조명을 비춘다. 반골 기질이 다분한 팝 음악의 천재가 동양에서 온 여성 설치예술가를 만나면서 체계적인 신념을 지닌 반전 운동가로 거듭난 뒤 혼돈의 시대(정확히 말하면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임기간)를 치열하게 관통해 나가는 과정에 영화는 집중한다. 존>
팬들의 환호 속에 열창하는 곱상한 스타의 추억어린 활약상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십상인 영화인 셈. 하지만 이 영화는 레논의 정치적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단지 그의 노래만을 좋아했던 음악 애호가들의 가슴마저 뭉클하게 할만한 미덕이 적지 않다.
레논이 반려자 오노 요코와 함께 신혼여행 대신 세계평화를 위한 침대 시위를 벌이거나 급진적 좌파 인사와 교유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저항의식을 표출하는 모습은 세월의 벽을 넘어 동시대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크리스마스 때 종종 들을 수 있는 와 반전의 대표곡이 된 등 그의 대표곡이 만들어지고 널리 불려진 사연에 대한 소개는 음악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요코를 비롯해 앵커의 대명사 월터 크롱카이트, 좌파 언론의 간판 타리크 알리, 레논을 사찰한 전직 FBI 요원들, 진보적 학자 노엄 촘스키 등 빛 바랜 화면에 생명을 불어넣는 여러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은 그 자체로 역사다.
특히 시대와 불화했던 레논의 개인사를 지렛대로 20세기의 논란적 시점을 복원하고 억압적인 미국역사의 한 장면을 끄집어 낸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성과. 차가운 진실로 심장을 뜨겁게 하는 다큐멘터리의 힘이 느껴진다.
레논은 생전 “나는 음악을 통해 나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노래 의 가사처럼 실현 불가능한 평화를 원했던 그는 몽상가(Dreamer)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인류 모두를 위한 감정에 충실했던 그의 생애는 충분히 기억할 만 한 것이라고 영화는 웅변한다. 원제는 . 미국이라는 거대 체제와의 싸움도 꺼리지 않았던 레논의 반골적 삶이 축약돼 있다. 31일 개봉, 12세 관람가.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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