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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사회적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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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사회적 기업?

입력
2008.07.1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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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사회 속에서 존재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동네 편의점은 동네에서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기업이므로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는 경우는 좀 복잡한 생각을 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기업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먼저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각도를 달리하여 보면, 기업이란 것이 본연의 활동이 따로 있고, 그 외에 사회적으로 책임질 일을 별도로 하여야 하는가 하는 물음과도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개념적인 말이 어려우면, 다시 동네 편의점으로 돌아가자. 동네 편의점이 우리 동네에서 사랑 받는 가게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좋은 물건을 싸게 팔면서 편의점답게 언제든지 열려 있으면 되는가? 이에 더하여 이익이 나면 동네 경로당에 기부도 하고 수재의연금도 내어야 좋은 편의점이라고 인정 받는가? 편의점이 있어서 편리하기는 한데 기부활동 같은 것은 안 하면 ‘사회적 편의점’이 아니고 ‘반사회적 편의점’인가?

좀더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자. 수재의연금도 잘 내고 동네 경로당에 기부도 잘 하는데, 늘 물건값이 다른 가게보다 좀 비싸고, 품질도 떨어지면 좋은 편의점인가, 아닌가? 그 결과 동네 사람들이 경쟁 편의점으로 몰려가서 이 ‘사회적 편의점’이 문을 닫게 되고, 인근 고객들이 물건을 사러 더 멀리까지 가야 한다면 결국 이 편의점은 잘한 것인가, 아닌가?

기업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자유 의지로 경제활동을 하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그물망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회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기본 활동으로 삼는다.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은 사회가 그 기업이 제공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외면했다는 말이다. 이익이 많이 난다는 말은 사회가 그 기업이 제공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는 말이다. 즉 사회적 편익을 제공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익이 많이 나면 자연히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물건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재투자는 언제까지 계속되는가? 일정한 포화점에 이를 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기업의 본연의 임무는 이러한 선순환의 구조를 이행하는 데에 있다. 물론 경쟁력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지역사회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장려된다. 그러나 이런 활동은 부수적인 활동이다. 기업을 평가하는 데에 본연의 활동으로 하지 않고 부수적인 활동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어떤 기업을 바라볼 때에 이익이 얼마나 많이 났는가로 평가해야지 기부금을 얼마나 많이 내었는가 하는 등속의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기업이라는 것이 실정법을 위반하는 사례도 많지 않은I가, 기업이라는 것은 통제하지 않으면 언제 나쁜 짓을 할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가 아닌가 라고. 그러나 이것은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담당하는 본질적인 역할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실정법을 위반하는 경우는 실정법에 따라 다스리면 된다.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도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과 같다.

모든 개인이 중요하듯이, 모든 기업도 소중하다. 우리가 경제 활동을 하고 사는 한, 기업이 튼튼해야 가정도 튼튼해지고, 소비자도 튼튼해진다. 기업을 사회적이다, 반사회적이다 하고 분류하기 전에 기업의 본연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었으면 좋겠다.

김연신 한국선박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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