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대한 애정의 표시라며 여사원 8명과 입을 맞추거나 엉덩이를 치고, 자신이 먹다 만 상추쌈을 먹게 하는 등 성희롱을 일삼은 대기업 지점장을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모 대기업 카드사 지점장이었던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해고는 정당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02년 7월부터 여사원을 등뒤에서 껴안거나 “집이 비었는데 놀러오라”는 등의 요구를 했고, 업무보고를 하는 여사원에게 “열심히 했어, 뽀뽀”라고 얼굴을 들이밀기도 했다. 2003년 7월 지점이 영업실적 종합 1위를 하자 회식을 하며 여사원 귀에 입을 맞추거나 엉덩이를 치고 차례로 한명씩 껴안아 들어올리기도 했다. 여사원 8명이 A씨에게 총 14차례 희롱을 당했다.
대법원은 “A씨의 성희롱 행위가 우발적이라거나 직장내 일체감과 단결을 이끌어낸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피해자가 고용상 불이익을 두려워 해 성희롱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직장내 우월한 지위에 있는 자의 성희롱은 더 엄격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직원에 대한 애정을 표시해 직장 내 일체감과 단결을 이끌어낸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해고는 지나치다고 판결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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