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53ㆍ여)씨가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사건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고인의 잘못’이라며 북한군의 행위를 두둔하거나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등 유언비어성 글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과 네티즌들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기도 전에 고인의 인격을 훼손하고, 악성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인터넷 포털업체들에 따르면 박씨 피격 사건 발생 소식이 알려진 11일 밤부터 12일까지 인터넷에는 박씨의 잘못을 지적하고 북한군 초병의 행위를 옹호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날 다음 아고라에는 한 네티즌(ID 르씨킬러)이 “북한군 지역에 들어갔으니 박씨의 잘못이다.
북한군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다른 네티즌(고려인)은 시민사회단체인 ‘남북공동실천연대’ 게시판에 “군 경계지역에서 수하에 불응하면 피아를 불문하고 쏘게 돼 있다. 호들갑 떨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는 간첩설까지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humorjjang)은 “박씨의 간첩행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측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국가적으로 긴장되는 곳으로 여행 가서 개인행동을 하면 벌금을 내게 해야 한다”(sunthea)거나 “새벽 5시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닌 것은 죽을 짓이다”(kr6622)는 등 박씨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씌우는 듯한 글 수십 건이 올라왔다.
한술 더 떠 이번 일이 ‘정부의 자작극’이라며 ‘음모설’과 ‘조작설’을 퍼뜨리는 글도 등록됐다. 11일 오후 다음 아고라에는 “해도 해도 안 되니까 북한 군부 강경파랑 손잡고 벌인 이명박의 자작극”이라는 한 네티즌의 글이 올랐다.
다음 측은 이 글에 대해 네티즌들이 거세게 비난하자 이날 밤늦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 처리했다. 네이버에서도 “정부의 조작이다. 우리는 지금 쇼를 보고 있다”(tjoung1216)는 등 정부 조작설을 주장하는 글이 10여건이나 확인됐다.
일부 네티즌들의 몰지각한 행위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정상적 사고를 가졌다면 할 수 없는 말들”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 네티즌(애국민)은 “세상을 뒤집고 싶은 일부 세력들이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며 “이런 거짓말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추적해 붙잡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밖에도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를 정치적으로 어설프게 해설하려 하지 말라”(zprin), “여성이고 남한 관광객이라는 것을 알고도 피격한 것이 옳다는 이야기냐”(choyong301)는 등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허정헌 기자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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