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다승 사령탑 김호 감독이 '친정'에 뼈아픈 일격을 날렸다.
김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 시티즌은 13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삼성 하우젠 K리그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개막 후 13경기 무패 가도를 달려온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대전의 탄탄한 조직력이 '철옹성'을 뽐내던 수원을 무너뜨린 한판이었다. 대전은 짧고 빠른 패스워크와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수원을 압박했고 후반 39분 에릭의 결승골로 거함을 침몰시켰다.
대전은 장신 스트라이커 박성호를 최전방에 세우고 4-2-3-1 포메이션으로 수원 공략에 나섰다.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고 공격을 이끄는 '프리롤'을 부여 받은 고종수는 오른 측면과 미드필드를 폭 넓게 누비며 대전의 공격을 이끌었고 박성호는 190cm의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로 수원 문전을 위협했다.
줄부상으로 수비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원은 측면 수비수 양상민을 이정수와 함께 중앙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대전의 빠른 공격에 자주 뒷공간을 노출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전반 41분 양상민 대신 미드필더 송종국을 중앙 수비수로 투입하며 포백 수비 라인 안정을 도모했지만 대전의 파상 공세에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며 개막 후 126일간 이어온 정규리그 무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반전 우세한 경기 속에서도 수원 골문을 열지 못한 대전은 후반 초반 수원의 반격에 잠시 주춤했지만 중반 이후 한 수 위의 체력과 스피드로 수원을 거세게 몰아 붙였다.
후반 25분 고종수의 프리킥 슈팅이 이운재의 선방에 걸리고 후반 34분 한재웅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얻은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킨 대전은 후반 39분 박성호와 한재웅, 에릭으로 이어지는 패스 연결로 수원 골문을 열며 2만여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박성호가 미드필드 왼쪽 측면에서 볼을 차단해 골에어리어 왼쪽의 한재웅에게 연결했고 한재웅의 패스를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에릭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수원은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고 미드필더가 세 명이나 투입된 수비 라인이 흔들린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후반 14분 에두의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대전은 이날 승리로 9위(3승 7무 4패ㆍ승점 16)로 도약했고 수원은 선두를 지켰지만 이날 패배로 2위 성남(승점 31)과의 승점 차가 6점으로 줄어 들었다.
한편 전북은 전주경기에서 온병훈의 결승골로 부산을 2-1로 꺾고 하위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개막전 승리 후 리그 13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이어갔다.
전주=김두용 기자 대전=김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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