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 “두고 봐야 한다”
기상청은 “16일께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예보했다. 7일을 마지막으로 빗소식이 끊긴 이래 열흘 만에 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장맛비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한정될 것으로 보여 “올 장마는 사실상 끝난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 내부에서 조차 장마 조기종료 선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승배 통보관은 “지금 상황을 감안하면 16일 장맛비 역시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며 “17, 18일께 관련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뒤 장마 종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통보관은 또 “살아 움직여야 하는 장마전선이 북태평양고기압 탓에 움츠려 있다 보니 현재로선 어떻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마가 마무리 국면이라는 의미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지난 달 17일부터 시작된 장마가 이대로 끝난다면 실제로 비가 온 날은 10일 밖에 안된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할때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되며, 특히 30일 동안 비가 내린 2006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장마가 16일을 기점으로 ‘부활’하더라도 열흘에 가까운 ‘비 기근’은 2000년 이후 가장 길다.
전국을 찜통으로 몰아넣은 무더위의 주범은 북태평양 고기압이다. 평소 장마가 끝난 뒤에야 시작되는 고기압이 이달초부터 맹위를 떨치며 장마전선을 발해만 북쪽으로 밀어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장마의 조기종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강원 영동 지역이다. 강릉의 경우 7월 상순 기준 하루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5.5도나 높았다. 연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3.2도 상승)보다도 높다. 강수량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달 들어 평년대비 강수량은 제로다. 단 한 방울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속초 동해 등 다른 영동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는 7월초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푄 현상이 영동 지방에 출몰해 ‘마른 장마’를 부추킨 측면이 크다. 문제는 16일 예보된 장맛비마저 이 지역을 비켜갈 경우다. 영동지방 주민들은 기우제라도 지녀야 할 판이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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