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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정은 회장…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로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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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정은 회장…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로 기로

입력
2008.07.1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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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일가의 며느리’에서 ‘현대그룹 회장’으로 변신한 지 5년째를 맞는 현정은 회장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다. 2006년 북측의 핵실험 강행으로 대북 경협이 위기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기사회생한 지 2년 만이다. 당시 현 회장은 핵실험과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문제로 악화된 북측과의 관계를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풀어내는 뚝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번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고는 남북 정부간의 정치적 ‘외풍’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 사업의 고객 신변 안전과 직접 연관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금강산 관광지구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10조 2항’이라는 협약이 있음에도 북측이 민간 관광객을 총격 살해, 금강산과 개성 관광은 물론이고 현재 추진중인 백두산관광 등 모든 대북 관광사업의 존폐가 위협 받고 있다. 전문가들도 모든 대북 관광사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될 위기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북한 관광을 누가 가겠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북 사업을 진두지휘한 현 회장으로선 취임 이후 최대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자칫 대북 관광사업 자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관광 분야가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수개월 이상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경우 현대아산은 치명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이 엄청난 자금과 열정을 쏟아 부으며 어렵게 성사시킨 대북사업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취임 5년 만에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현 회장이 본격적인 집권 2기를 여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가 이번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현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재발방지 등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받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유사 사고가 재발할 위험이 상존해 모든 대북 관광 사업은 향후 수년간 개점 휴업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현 회장은 10월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 개관 5주년 기념식 참가차 방북할 예정인데 이때 김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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