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공화당 출신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척 헤이글(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이 오바마 의원의 이달 하순 이라크 방문에 동행한다는 소식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공화당 인사들 가운데 반이라크 전쟁의 선봉에 서왔다는 점에서 헤이글 의원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보다는 오히려 오바마 의원과 정책적으로 가깝다. 그는 11월 상원의원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오바마 의원이 제의를 한다면 받아들이기가 수월한 상태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공화당 출신 인사들 중 오바마 의원의 러닝메이트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헤이글 의원 외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을 꼽았다.
헤이글 의원 본인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설마 나에게 제의가 오겠는가. 하지만 제의가 있다면 생각은 해보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의원이 공화당 인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 그가 내세우고 있는 변화와 통합의 메시지를 보다 극적으로 미 유권자들에게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득표전략에서도 오바마 의원은 공화당에 가까운 ‘무당파’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헤이글 의원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받지 못하더라도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국방장관 등에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역사적으로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공화)이 민주당 출신이던 하니발 할민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측에서 이 같은 관측에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어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낙점은 여전히 안개속에 가려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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