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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미키모도, 한국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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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미키모도, 한국서 철수

입력
2008.07.1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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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진주브랜드 미키모토가 경영난 끝에 한국시장에서 전격 철수한다. 이 회사는 철수 결정 과정에서 한국지사 직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통보, 해외 명품업체가 한국시장에의 신의를 무시한 좋지않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키모토코리아(대표 카미코쿠료 히데유키)는 지난달 중순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잠실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대구 동아쇼핑점 등 5곳의 매장을 늦어도 8월말까지는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철수는 일본 본사에서 결정, 지사에 통보했다. 미키모토코리아에는 일본인 지사장외에 32명의 한국인 직원들이 근무중이었으며 대부분 이번 조치에 당혹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키모토 본사가 밝힌 철수 이유는 심각한 자본잠식과 경영난으로 전해졌다. 미키모토는 2003년 9월 자본금 50억원을 투입, 한국지사를 설립했으나 현재 자본금은 거의 잠식 상태이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은 오히려 매장확대나 마케팅 활동에 필수적인 본사 차원의 추가 투자가 없어서 발생한 것이고 영업적자이긴 했어도 매출은 매년 두자릿수 씩 성장, 내년초에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철수결정은 의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키모토가 20년이상 적자를 내는 홍콩이나 영국 지사는 그대로 두면서 한국지사만 일방적으로 철수 명령을 내린 것은 한국시장을 무시한 처사이자 더 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키모토가 급성장하는 중국 명품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한국시장을 포기함으로써 생기는 여력을 중국시장 강화에 쏟아 부을 것 이라는 전망이다.

철수 과정에서 한국 간부직원들이 일체 배제된 것도 논란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키모토 브랜드가 초고가 명품으로 자리잡는 데 일익을 담당해온 직원들에게 한마디 사전 설명이나 의견 조사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은 명품업체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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