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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선택한 국민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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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선택한 국민타자

입력
2008.07.1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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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군만마’를 얻게 된 한국 야구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한층 밝아졌다.

‘국민 타자’ 이승엽(32ㆍ요미우리)이 고민 끝에 결국 태극마크를 선택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승엽은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화를 걸어와 올림픽 대표팀에 참가하겠다는 최종 의사를 밝혔다. 이승엽은 이날 구단으로부터 올림픽출전 승낙을 받아낸 후 KBO에 출전의사를 전달했다.

이승엽은 지난 열흘간 올림픽 출전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2군 경기에서 빠르게 컨디션을 되찾고 있음에도 1군 승격이 늦춰지자 결국 태극마크를 선택했다. 이승엽은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기도 하다”며 “지난 3월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후배들과 본선에서도 함께 뛰자고 한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찬호(LA 다저스)와 추신수(클리블랜드), 이병규(주니치), 임창용(야쿠르트) 등 해외파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대표팀 타선을 이끌게 될 이승엽이 올림픽 출전을 결정함에 따라 대표팀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은 큰 힘을 얻게 됐다.

12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이승엽의 합류 소식을 들은 김 감독은 “이승엽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줘 고마울 따름이다. 승엽이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한ㆍ일전 등의 기싸움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승엽은 ‘국민타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포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일본과의 예선전과 3ㆍ4위전에서 상대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현 보스턴)를 투런 홈런과 결승 2타점 2루타로 두들기며 한국의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또 2006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5홈런 10타점(이상 공동 1위)을 올리며 ‘세계 4강신화’의 주역이 됐다. 반면 그 해 12월 열린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이승엽이 빠진 한국은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이승엽이 프로 입단 후 첫 태극마크를 단 9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국제대회 성적은 총 37경기에서 티율 3할1푼8리 9홈런 42타점. 한마디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이승엽의 합류에 따라 대표팀은 3번 김동주(두산)-4번 이승엽-5번 김태균(한화) 또는 이대호(롯데)로 이어지는 가공할 만한 클린업 트리오를 꾸릴 수 있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14일 오후 3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는 8개국이 풀리그를 거친 뒤 1~4위 4강 토너먼트를 통해 금메달을 가리게 되며 ‘아마 최강국’ 쿠바를 비롯해 미국, 일본, 한국이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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