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을 들어서면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슬로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 도지사 집무실에는 남해안이 대륙의 끝이 아닌 태평양을 향해 활짝 열려 있는 모습의 ‘거꾸로 된 지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남해안이 대한민국의 중심’을 주창하는 김태호(46) 경남지사의 의지와 비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2004년 전국 최연소 도백(道伯)으로 당선된 김 지사는 부산, 전남 등 남해안을 국가 성장동력의 새로운 발원지로 키우는 ‘남해안시대’ 를 선언, 이를 도정 100년 대계(大計)로 채택했다.
당시만 해도 40대 젊은 도백의 정치적 수사(修辭) 정도로 보이기도 했으나 ‘남해안시대’는 3년만에 지방정부 주도의 최초 법 제정 사례란 기록을 낳으며 ‘동ㆍ서ㆍ남해안권특별법’을 탄생시켰다.
이 특별법이 지난해 11월 국회 발의 후 15개월여만에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도 통상 2, 3년이 걸리고 제주 국제자유도시특별법도 5년여 기간이 걸렸다.
총 8조 39조 부칙 6조로 구성된 특별법은 국무총리와 국토해양부장관 산하에 각각 동서남해안권발전위원회와 발전기획단을 설치하고, 개발계획ㆍ실시계획 등의 승인시 수산자원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를 일괄 해제하고, 인ㆍ허가 등도 일괄처리가 가능토록 했으며 지난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특별법 제정으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남해안시대’프로젝트는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와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인 ‘남해안 선(Sun)벨트’ 구상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 지사는 어디를 가든 “대한민국의 미래, 이제 남해안 시대”를 역설한다. 그는 “단순한 지역개발이 아니라 패러다임을 전환하자는 차원”이라며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반도의 특성을 살려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는 해양부국의 원대한 꿈을 담고 있다”고 남해안 프로젝트 구상을 밝혔다.
또 “남해안 프로젝트는 수도권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라며 “2020년 소득 4만 달러, 동북아 7대 경제권 육성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도는 남해안시대 핵심선도사업으로 마산 로봇랜드 조성, 요트산업 육성, 남해안 해안크루즈 운항, 항공우주산업 특화단지 조성, 항만 인프로 구축 등 총 107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동남권 신공항과 남해안 일주도로 건설, 남해안 고속화철도와 남해고속도로 8차선 확장, 남해안 해상KTX 신설 등 기반시설 구축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해양산업 선진국인 호주와 뉴질랜드를 돌아보고 온 김 지사는 “누가 바다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가에 미래가 걸려 있다”면서 “100년 대계의 남해안권 발전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용역을 발주, 내년 상반기에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면 남해안을 ‘제2의 지중해’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진 보류를 선언한 낙동강 운하에 대해서도 치수사업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대운하 사업과는 별개로 준설을 포함한 낙동강 정비사업까지 포기하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홍수예방에 해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수질이 3급수에 불과한 낙동강에 대한 정비를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김 지사는 이밖에 “정부의 직무유기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경남도가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역시 직무유기가 되는 것 아니냐”며 “어떤 형태로든 낙동강 정비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약력
▲1962년 경남 거창 출생 ▲1985년 서울대 농업교육과 졸업 ▲서울대 교육학 석사ㆍ박사 ▲1995~1997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1998~2002년 경남도의원 ▲2002~2004년 거창군수 ▲2004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당선 ▲2006년 재선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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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관광 중심지/ '요트 산업 육성조례' 전국 최초로 제정
경남도는 남해안을 해양관광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미개척 분야인 요트산업 발전에 열정을 쏟고 있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다양한 문화자원, 조선 및 연관산업을 이용해 남해안을 동북아의 관광허브로 만들겠다는 것.
도는 거제 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 그리고 진해 STX조선과 같은 세계 굴지의 조선소를 비롯해 크고 작은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어 이들 조선소의 다양한 선박 건조경험과 세계 최고 수준의 IT(정보기술)산업이 향후 요트 및 보트산업과 생산기술에 비교적 용이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트제작에 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소 및 기관신설을 추진하는 한편, 해양레포츠산업 육성정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전국 최초로 '요트산업 육성조례'를 제정, 마리나 시설을 확충하고 요트인구 저변확대를 위한 요트학교 설치 및 세계적 요트경기대회 등의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또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개최한 대한민국국제요트대전은 5월 두 번째 행사 만에 전시ㆍ레이스ㆍ축제 3각 효과를 거둔 성공적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통영에서 열린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에는 세계적인 요트선수들이 참가하기도 했다.
김태호 지사는 해양산업 기술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뉴질랜드와 호주를 방문, 호주 퀸즐랜드주와 '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우호협력 기본합의서'을 체결하는 등 해양산업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요트대전에 맞춰 호주 골드코스트~남해안을 잇는 세계 최장 요트레이스를 열기로 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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