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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영혁신' 두기업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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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영혁신' 두기업의 교훈

입력
2008.07.1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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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전기초자와 삼성전자이다. 당시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사장은 회생 불가능해 보이던 기업을 살려내 처음으로 CEO 프리미엄이 있는 전문 경영자 시대를 열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삼성전자라는 세계적 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보여주었다.

서 사장은 한국전기초자에 97년 12월 부임해 적대적이던 노사관계를 협력적 관계로 바꾸고 수출 제로, 시장점유율 4%에 적자 600억원이던 기업을 2000년 12월에는 수출비중 50%, 시장점유율 49%, 흑자 1,720억원으로 바꾸어 놓았다. 많은 이들이 기적이라고 말했지만 서 사장은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성공의 비결로 마음경영을 꼽았다.

마음경영은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비전경영, 전략적인 정보까지 공유해 종업원들이 사장과 같은 수준의 사고를 하도록 하는 열린경영, 종업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현장경영, CEO가 먼저 희생하는 솔선수범 등 4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87년 이건희 전 회장이 승계했을 때 매출 17조원, 이익 2,700억원, 수출 9억달러였는데 2007년에 매출 194조원, 이익 15조원, 수출 757억달러로 엄청난 성장을 했다.

이 전 회장의 리더십 특징은 통찰력과 결단력이다. 통찰력과 결단력은 집중력, 정신력이 있을 때 나온다. 이 전 회장의 정신력은 죽든 살든 어디 한 번 해보자는 올인하는 사업적 가치관이 있을 때 나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사업을 하기 전 반도체 관련 책을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

그는 기술적 배경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대 최고 기술자들과 반도체에 관해 소통할 수 있는 기술적 직관을 가질 수 있었고 이 때문에 그 당시 경제규모에서 실패하면 그룹이 다 넘어갈지도 모르는, 대부분이 반대하는 반도체 투자 결정을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는 일본이 경기침체 속에서 머뭇거릴 때 조기 투자의 결단력을 통해 반도체에서 일본을 추월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반도체사업은 투자규모가 크고 제품 수명주기가 짧아 출시 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리스크가 크다. 또 조기투자가 중요한 결단력이 요구되는 사업으로 이 전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과 맞는 사업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반도체와 LCD 등에서 난공불락이던 일본을 누르자 일본인들은 ‘왜 우리에게는 이건희 회장과 같은 재계 지도자가 없느냐’고 한탄까지 했다. 그는 또한 통찰력을 가지고 5~10년 후를 내다보며 특정시기에 요구되는 전략적 과제를 화두로 던져왔다. 93년에는 질 경영, 그 다음에는 디자인, 인재를 강조했고 최근에는 창조경영을 강조했는데 모두 재계를 선도하는 아이디어였다.

외환위기 때 우리는 경영능력 부족을 이유로 은행을 포함해 많은 기업을 외국인에게 매각했다. 그러나 두 경영자의 성공사례를 통해 우리도 세계적 수준의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비전은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부 창출의 원천인 세계 일류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구조조정에 성공한 경영자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일류기업을 격려해 주어야 할 것이다.

노부호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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