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북한 금강산 특구 바닷가를 산책하던 남쪽 관광객이 북한 초병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북 화해와 교류를 상징하는 금강산 관광 10년 동안 일찍이 없었던 충격적 불상사다. 관광객이 군사통제구역에 들어간 것이 발단이라고 하나, 현지 사정에 어두운 50대 여성에게 총을 쏜 경위를 납득하기 어렵다. 북쪽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우리 당국과 함께 경위를 철저히 조사, 정확한 진상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
북한군 당국의 통보에 따르면, 피살된 관광객은 새벽 4시 반쯤 해수욕장 부근 통제구역을 무단 침범했다고 한다. 이어 초병의 정지요구를 듣지 않고 1km 가량 달아나다가 총을 맞고 숨졌다. 그러나 북쪽이 밝힌 경위를 그대로 믿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먼저 날이 채 밝지 않은 시각이지만 해변을 산책하는 50대 여성을 위험 인물로 오인한 점이다. 금강산 특구에는 하루 2,000명이 넘는 남쪽 관광객이 머물며, 새벽 산책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북한 초병이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고 본다.
또 초병의 정지요구에 놀란 여성이 설령 그대로 달아났더라도 훈련된 초병이 뒤쫓아가 제지하지 않고 총을 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특구와 맞붙은 군사구역에 관광객이 무심코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끝까지 신원을 확인해야 옳다. 이처럼 잘못된 초병의 판단과 행위는 북한군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
정부가 진상규명 때까지 관광을 중단시킨 것은 당연하다. 북쪽은성실하게 진상조사에 응하고 결과에 합당한 조치로 조속히 사태를 수습하기 바란다. 금강산 관광은 초기 관광객의 ‘귀순’ 권유 발언과 사스(SARS) 파동으로 중단된 적이 있으나, 지금껏 200만 명 이상이 북한 땅을 둘러봐 남북 소통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북한이 막대한 금액의 대가를 얻은 것은 남쪽 동포의 너그러움 덕분이다. 여기에 보답하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이번 사태에서만은 우리 국민의 기대를 배신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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