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국바둑리그' 전반기 7라운드 경기가 이번 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제일화재가 6승1패로 이미 1위 자리를 굳혔다. 제일화재 단독 선두의 일등공신은 당연히 7전 전승을 기록한 주장 이세돌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수훈갑'이 바로 새내기 류동완(초단)이다.
류동완은 전반기 7라운드 동안 6번 출전해서 6번 모두 승리했다. 이세돌과 함께 바둑리그서 '유이'한 승률 100%다. 공교롭게도 류동완이 출전치 않은 경기에서 제일화재가 유일하게 패점을 기록했다.
류동완은 1989년생으로 작년 12월에 나이가 꽉 차서 입단했다. 3개월간 연수를 마치고 올 3월부터 공식 시합에 출전했는데 첫 경기가 바로 한국바둑리그 예선이었다. "상대는 김만수 사범님(6단)이었는데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므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단단히 다짐을 했어요. 다행히 첫 대국을 이겨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죠."
내친 김에 3연승으로 본선 티킷을 따냈다. 입단 후 불과 3개월만에, 그것도 첫 출전한 기전에서, 더욱이 젊은 기사들이 모두 선망하는 국내 최대 규모 단체전인 한국바둑리그에서, 단박에 본선에 오르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물론 운도 따랐다. 큰 이상훈(9단)과 벌인 예선 결승전에서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 혼전을 벌이다 행운의 반집승을 거뒀으니 말이다.
그후 바둑리그에서 한상훈 최원용 송태곤 김형우 김주호 윤찬희 등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파죽의 6연승. 지난달엔 역시 속기전인 원익배 십단전 본선에도 또 이름을 올렸다.
"제 성격이 좀 덜렁거리거든요. 그래서 속기가 잘 맞나 봐요. 초읽기도 보통 30초 10개 중에서 7~8개만 쓰고 시간 때문에 크게 고생한 적은 없어요. TV대국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카메라를 의식하면 바둑 못 두죠. 오히려 스튜디오 안에 들어서면 마음이 더 편해져요."
류동완은 골든벨바둑도장(원장 김정렬)이 배출한 첫 번째 프로 기사다. 원래 광주에서 바둑교실을 하던 김원장에게 바둑돌 쥐는 법부터 배웠는데 3년전에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동생 민형(17)도 같은 도장에서 바둑을 배우고 있다. 현재 연구생 2조인데 기재가 있다는 평이어서 잘하면 또 한 쌍의 형제기사 탄생이 기대된다.
"젊은 기사들 중에 원래 우리 학원 출신이 많아요. (온)소진이형, (백)홍석이형, 윤찬희, 김지석이 모두 우리 도장을 거쳐갔어요. 제 실전 스승은 홍석이형과 소진이형이죠, 정식으로 번기 대국한 것만 쳐도 150판이 넘을 거예요. 전담 스파링 상대가 돼준 거죠. 승률은 30% 정도였지만 정말 제게 큰 도움이 됐어요."
올해 대불대 바둑학과에 입학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 바둑리그서 연승을 했지만 앞으로 성적이 어떨지는 전혀 장담 못하겠어요.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일희일비하지는 않을 거예요. 어차피 프로기사란 게 평생 승부를 해야 하는 직업인데 길게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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