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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살/ "北측, 정확한 총격·사망 시각 언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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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살/ "北측, 정확한 총격·사망 시각 언급 안해"

입력
2008.07.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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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서 피살된 박왕자(53ㆍ여ㆍ서울 노원구 상계10동)씨는 11일 등 뒤에서 두 발의 총격을 당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은 군사제한구역으로 들어온 박씨가 정지명령을 무시한 채 도주함에 따라 총격을 가했다고 현대아산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북측의 일방적인 설명 외에 목격자가 확보되지 않고 있고, 아직 우리측 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명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해수욕장 산책하다 피살

현대아산에 따르면 박씨는 다른 일행 3명과 함께 9일 2박3일 일정으로 북한 북강원도 온정리 금강산특구 내 해수욕장으로 관광에 나섰다. 박씨와 함께 떠난 인원은 약 3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일정 마지막 날인 11일 새벽 4시 30분, 박씨는 숙소인 비치호텔에서 홀로 나온 사실이 호텔 폐쇄회로(CC)TV를 통해 드러났다.

일출 전인 새벽 4시30분께 호텔을 떠난 박씨의 이후 행적은 전적으로 북측의 통보에 의지하고 있다. 북측이 현대아산에 전한 사건 경위에 따르면 박씨는 관광객 출입구역을 구분하고 있는 해수욕장의 철조망을 벗어나 해변을 따라 약 1.2㎞를 진입했다. 기생바위 인근의 북측 초소에서 박씨를 발견한 북한군은 박씨를 향해 여러 차례 정지명령을 하고 공포탄으로 경고 사격을 가했다. 이에 박씨가 불응하고 발길을 돌려 해수욕장 방향으로 도주함에 따라 총을 발사했다고 북측은 주장했다. 북측이 지목한 시신 발견 지점은 해수욕장으로부터 약 200m 떨어진 해변이었다. 정확한 총격ㆍ사망 시각과 관련, 현대아산은 "북측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강원도 해안 일대의 일출 시각은 오전 5시 10분 정도. 박씨가 변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도 이와 비슷하다.

등 뒤쪽에서 두 발 쏜 듯

숙소에 남아 있던 박씨의 일행들은 이날 아침 관광 일정이 시작되는 오전 8시가 가까워 오는데도 박씨가 나타나지 않자 현대아산측에 "한 사람이 없다"고 알려왔다. 현대아산측이 박씨의 소재를 파악 중이던 오전 9시20분께 북쪽의 금강산 관광 담당 회사인 명승지개발지도국에서 박씨 사망 사실을 통보해 왔다. 현대아산은 즉시 금강산병원장 등 직원들을 보내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 현장을 보존하고 오후 1시께 남북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남측으로 시신을 이송했다.

이날 오후 박 씨의 시신을 검안한 속초병원 서명석 병원장은 "사인은 흉부 총상에 의한 호흡부전"이라며 "등 뒤쪽에서 날아든 탄환에 의해 흉부 총상으로 폐속에 혈흔이 고여 호흡곤란 및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신의 상처를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총상 부위는 우측 등쪽에서 가슴 부위 관통상과 좌측 엉덩이 부분 관통상 등 2곳이었다"며 "등 뒤쪽에서 총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용호 속초지청장은 "가슴쪽에 총상을 먼저 당한 뒤 이 충격으로 쓰러지면서 두 번째 총탄이 엉덩이 부위를 관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검시 검사의 보고를 받았으나 정확한 사인 등은 부검을 실시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숨진 박 씨의 시신은 2시 13분께 속초병원 지하 1층 영안실에 안치됐다가 부검을 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졌다.

속초=곽영승 기자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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