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장관 아들에 밀린 불합격자, 1억 배상 받아

경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장관 아들이 채용되는 바람에 공무원 시험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았던 40대가 1억2,0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 최진수)는 A씨가 인천광역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04년 초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 지방계약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 그러나 박사학위 취득자만 응시할 수 있는데도 박사과정 수료자인 당시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의 아들은 합격하고 박사학위 취득자인 A씨는 차점자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후 장관 아들 채용 과정에 청탁 의혹이 제기돼 조사한 결과 경제자유구역청 채용 담당 직원들이 ‘아버지가 장관이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강 장관 아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 사실이 드러났고, A씨는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자격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강씨에 대해 위법한 합격 처분이 없었다면 A씨가 채용됐을 것”이라며 “A씨가 응시했던 계약직 공무원의 임용기간이 3년이므로 A씨가 3년간 근무했으면 얻을 수 있었던 수입과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1억1,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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