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록물 유출에 대해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10일 노 전 대통령을 빗대 “사이버상에서 상왕노릇을 하려고 기록물을 가져간 것이 아니냐“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고, 청와대도 “노 전 대통령 측이 자료 유출을 위해 임시로 설립했던 페이퍼컴퍼니가 서울 종로구 내수동 ㈜디네드로 확인됐다”고 밝히는 등 압박작전에 나섰다.
여권은 유출 자료를 돌려주지 않을 경우 법적조치를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이날 “외부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여기서 청와대 전산 시스템인 ‘이지원’ 개발업체인 삼성SDS에 요청해 똑 같은 이지원 시스템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새로 만든 시스템으로 지난 정권의 모든 자료를 복제해 봉하마을로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열람이 가능한 기록물을 유출한 것은 분명한 불법”이라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제외하고 국가기록원에 자료를 넘겼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권이 이번 사건에 대해 공세수위를 한층 높이고 나선 것은 크게 두 가지 대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 자료가 외부에 유출돼 있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그보다도 노 전 대통령 측이 이 자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봉하마을에서 또 다른 제3자에게 유출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더욱 걱정하고 있다.
여권도 노 전 대통령 측이 유출 자료를 이용해 사이버상에서 정치 세력화하려 한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사이버상에서 이념적으로 현 정부와 각을 세울 수 있는 정치적 결사체를 만든 뒤 이를 통해 노 전 대통령 및 측근들의 정치활동을 재개하려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 중심이 돼 ‘사이버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여권은 노 전 대통령 측이 현 정부와 맞서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론을 설파하기 위해 각종 국가적 기록물을 확보해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여권은 이와 함께 이 자료들의 또 다른 불법 유출을 걱정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 측근 중 일부는 이미 야당에서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 중인데 이들에게 이 자료들이 넘겨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현재 여권 인사들에 대한 인사자료도 그 안에 들어있는데 현 정부 개각 당시 인사 파동을 겪으면서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조사할 테면 해 봐라. 우린 문제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정진철 국가기록기록원장 등 관련 실무자들이 12일 봉하마을을 방문, 데이터 유출 상황을 조사한 이후에야 이번 논란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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