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식 후보등록(15,16일)과 선거운동 개시일(17일)까지는 일주일 가량 남았지만 여론의 관심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그들만의 잔치’로 싱겁게 막을 내렸던 다른 시ㆍ도와는 딴판이다.
선거 열기는 최근 불거져 나온‘후보 단일화’문제가 뜨겁게 달구고 있다. 9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심심찮게 등장했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이번 주 들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7일 50여개 보수ㆍ우익단체의 ‘공정택 예비후보 단일지지’성명 발표와 8일 13개 보수성향 교육단체의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에 이어 9일에는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산하 서울시교원단체연합회가 가세했다.
서울교총은 이번 선거를 ‘전교조 대 비(非)전교조’의 대결로 아예 못박았다. “시민의 대의를 직접 반영할 교육감을 선출하기 위해 비전교조 후보의 중지를 모아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게 서울교총측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전ㆍ현직 초중고 교장 및 교감, 교육 단체장들을 망라한 39명의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도 꾸렸다.
때맞춰 서울고 교장을 지낸 이규석(61) 예비후보가 이날 “교육감 선거가 소모적인 이념투쟁의 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공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주목할 부분은 단일화의 초점이 보수 진영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예비후보 8명 중 6명이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진보 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주경복(57) 예비후보와 달리 공약만 놓고 볼 때 후보간 정책의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이런 선거구도가 결국 보수 표심의 분산으로 이어져 진보 진영에 교육의 텃밭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불러왔고,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를 구체화시킨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촛불 집회의 의제가 교육 분야로 옮겨가면서 서울시교육감선거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는 점도 보수진영 결집을 유도한 원인으로 꼽힌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서울시육감 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제2차 심판’으로 규정하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을 정도다.
후보 단일화의 화살은 특정 후보를 향하고 있는 느낌이다. 보수단체들은 공 후보 지지로 돌아선 상태고, 서울교총도 명시적으로는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공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이 단일화 추진위원에 대거 포함돼 있다. 교육계에서는 앞으로도 3,4명의 예비후보가 중도 사퇴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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