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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이명박 정부엔 상왕도 있고 왕자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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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이명박 정부엔 상왕도 있고 왕자도 있나"

입력
2008.07.1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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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8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조준해 집중 포화를 터뜨렸다. 전날 ‘찔끔 개각’에 대해 일제히 공세를 퍼부었던 야권이 이날은 표적을 강 장관으로 좁혔다.

경제 성적표는 낙제점이고 환율정책 실패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경제 수장이 살아남은 데 대해 비판여론이 비등하다는 점에 착안, 강 장관의 퇴진 여부를 놓고 정부ㆍ여당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엔 국회 등원 이후의 정국 주도권에 대한 판단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이날 개각에 대한 비판의 초점을 강 장관 한 사람에게 맞췄다. 강 장관의 경질 여부를 부각시킴으로써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우위에 서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에는 상왕이 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왕자도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상왕에 빗대어진 것을 꼬집어 강 장관을 왕자에 빗댄 것이다. 경제실정의 책임을 강 장관 대신 최중경 1차관에게 물은 것을 두고 한 얘기다. 그는 또 “만사형통이란 말이 있는데 이젠 만사강통이라는 말도 나오겠다”고 비꼬았다.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는 강 장관 유임을 아예 ‘경제 포기 선언’이라고 규정한 뒤 “이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을 보여준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고환율 정책을 고집해 기업과 가계에 2중, 3중의 고통을 안겨준 장본인은 그대로 두고 대리 경질을 한 것은 졸렬한 술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화살은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날아갔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정서를 감안했다’는 한나라당의 평가를 겨냥, “국민 절대 다수는 소도 웃을 소폭 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강 장관은 지난 세 달 동안 20조원 이상의 국고를 허공에 날린 장본인인데 그에게 무슨 기회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또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문책론도 강조하고 나섰다. 김재균 원내부대표는 “촛불집회에 대한 5공식 강경진압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원 이후 강 장관과 함께 어 청장 문제를 전면에 내세울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유선진당도 강 장관 유임에 대해 “주먹구구식, 땜질식 국가운영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회창 총재는 당무회의에서 “이번 개각이 소폭으로 끝난 것은 정권 자신을 위해 통탄할 일”이라며 “정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고 지적했다.

선진당 핵심관계자는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 강 장관을 경질하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이 정권의 짐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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