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선진화된 사회는 세속주의, 물질주의에서 비롯되는 인권, 생명 훼손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교회는 자선활동 등 베푸는 일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신임 주한 교황청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66) 대주교가 9일 서울 궁정동 교황청 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천주교는 세속주의, 물질주의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으며 다른 교회들도 이를 배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딜랴 대주교는 1942년 필리핀 태생으로 66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졸업한 뒤 여러 나라에서 외교관으로 일했으며 90년 대주교로 임명됐다. 파나마,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 주재 교황대사를 지냈다.
“한국천주교는 평신도가 교회를 시작하고, 평신도와 성직자들이 순교를 하는 등 독특한 면이 있어 세계복음화의 좋은 선례가 되고 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한국교회에 대해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100여명의 한국 신부들이 세계 각지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 몽골에서 대전교구소속 한국인 신부 2명을 만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천주교에 세 번째 추기경이 언제 나올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그는 “추기경을 임명하는 것은 교황의 권한이어서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10여년간 한국천주교 신자 수가 급증한 데 대해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에서 온다”고 말했다.
최근 촛불시위 등으로 불거진 종교인의 현실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시민은 자신의 입장을 평화적으로 표현할 권리가 있고, 미사는 최고의 기도의 한 형태이며 미사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으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면서 “그러나 이는 최근 사제단의 시국미사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인 측면에서 그렇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황청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국가 대 국가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데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천주교의 평신도들에게 “평신도가 없었으면 한국교회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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