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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크 볼레인 교수 '디지털 헛똑똑이'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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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크 볼레인 교수 '디지털 헛똑똑이' 세대

입력
2008.07.1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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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미만은 믿지 마세요.”

마크 볼레인 미국 에모리대 영문과 교수는 최근 출판한 논쟁적 저서 <최고 멍청한 세대 - 디지털 시대가 어떻게 미국 젊은 층을 바보로 만들었나> 에 이런 부제를 붙였다. 1960년대 히피들이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면서 외친 구호 “30세 이상은 믿지 마세요”를 패러디한 것이다. 당시의 히피들은 그런 식으로 기성세대를 꼬집었지만, 그들의 자식세대는 정작 또 다른 차원에서 오늘날 비판을 받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5일 보도했다. 그 비판을 요약하면 젊은 세대가 너무 무식하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보기에 젊은이의 무식을 입증하는 예는 너무나 많다. 미국의 인기 TV토크쇼 <투나잇 쇼> 는 길거리를 지나는 젊은이를 붙잡아 “파리가 어느 나라에 속해있나” 같은 쉬운 문제를 내지만 정답자를 찾기 힘들다.

2007년 미스아메리카는 <당신은 초등학교 5학년보다 똑똑합니까> 라는 TV 프로에 출연했으나 ‘태양계에서 가장 큰 천체가 태양’이라는 사실을 몰라 망신을 당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국 젊은이들이 상식 결핍과 정치 무관심에 빠진 원인과 치유책을 찾으려는 특집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볼레인 교수는 “기성세대는 늘 젊은 세대가 무식하다고 한탄해왔다”면서 “지금 젊은 세대의 문제는 ‘지성의 결핍’이 아니라 ‘지성의 건강성’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사상 유례 없는 지식 접근권을 향유하고 있다.

하지만 학업성취평가 결과를 보면 고교 3년 생의 절반이 읽기와 수학 과목에서 D 또는 F학점을 받을 정도다. 볼레인 교수는 이 같은 역설적 현상의 원인을 ‘인터넷을 통한 읽기’에서 찾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읽는 것은, 책을 읽는 것과 달리 단순히 접속만 할 뿐 머리에 그 내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들은 또 지식을 소비할 뿐 평가하지 않고, 꿀꺽 삼키되 음미하지 않는다. 볼레인 교수는 한번은 20행 짜리 시를 외우게 했더니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즉시 찾아볼 수 있는데 암기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런 잘못된 지식 습득 습관이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정치소양과 시사상식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지고 직업적 지식 습득도 이전 세대보다 더디다는 평가를 받게 한다고 볼레인 교수는 지적했다.

제랄드 그라프 일리노이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도 “정보가 주체할 수 없이 범람하자 사람들이 점점 정보를 무시하게 된 것”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요약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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