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어 가며 하고 싶은 일이 자꾸 생기니, 너무 살고 싶어 죽겠어요.” 막 빛을 본 새 작품을 앞에 둔 만화가 이현세(54ㆍ세종대 영상만화학과 교수)씨는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녹색지팡이)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내내 유쾌했다. 만화>
이 작품은 강주현 씨 등 2명의 만화 스토리 작가의 글에, 구학서 강릉대 사학과 교수 등의 감수를 받아 가며 3년 동안 땀 흘린 결과의 1차분. 총 15권 가운데 우선 2권이 나왔다.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는 어린이가 된 까치, 엄지, 두산, 동탁 등 낯익은 주인공 4명의 역사여행을 통해 세계사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단원을 시작하는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서 두 쪽에 걸쳐 넓게 펼쳐 보이는 그림은 한 폭의 세묘 역사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만화>
그는 “왕조 중심이 아니라 평민의 시각으로 보는 역사, 인류애와 공동선에 초점 맞춘 역사관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형상화했다”며 “애국심, 단일 민족, 이데올로기적 대립 등 기존 역사관을 극복하는 데 애썼다”고 말했다. 단답형의 역사 교육 방식을 폐기, 당시 삶의 생생한 모습을 되살리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성인 만화 작업을 한 뒤에는 하루 정도 쉬고, 이 책에 매달렸죠.” 거칠어진 언어를 정화시키는 나름의 방법이다. 2005년 10권으로 끝을 본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는 이번 작업의 전초전이었다. 경제적 난국에도 불구, 지난 해말 100만부를 돌파해 스스로 놀랐던 기억은 이번 작업에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 동안 단절됐던 어린이와 소통의 길이 트인 거죠.” 만화>
최대의 고비는 현대사 부분이 될 전망이다. 그는 “냉전적 시각으로 기술한 현대사는 다 쓰레기”라며 “감수자의 입장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 만큼 이 부분에 특히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가 해방 대목에서 끝났던 것은 사실 자신이 없어서 였다”며 “현재 세계적인 분쟁에 대해서는 미국의 행태 등 관련 뉴스를 보며 선악 구분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화>
향후 두 가지 큰 일이 남아 있다. “동양 무협 판타지가 될 미래 무협 수사극이 하나, 새롭게 보는 삼국지가 또 하나죠.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저의 새 콘텐츠예요.” 신라가 망한 마지막 날을 만화로 형상화하는 작업은 경주 출신인 그에게 남겨진 덤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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