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 추세가 계속되면서 대형차 중심의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코너에 몰린 반면, 연비개선이나 소형차 분야에 주력해온 일본 및 한국 업체들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가 936만6,000대를 판매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른데 반해 미국 GM은 890만2,252대에 그쳐 2위로 내려앉았다. 자동차 업계 1, 2위 순위가 바뀐 것은 1931년 이후 76년만의 일이다. 3위는 독일의 폭스바겐 그룹, 4위는 미국 포드, 5위는 현대ㆍ기아차, 6위는 일본 혼다, 7위는 닛산, 8위는 프랑스 푸조ㆍ씨트로엥, 9위는 크라이슬러, 10위는 이탈리아 피아트그룹이 차지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처음 5위에 올랐고, 5위권을 유지해오던 크라이슬러가 9위로 밀려났다.
특히 ‘톱10’ 에 아시아 메이커가 4개 업체가 들어온 것은 이례적이다. 1~3위를 휩쓸었던 미국 ‘빅3’는 2, 4, 9위로 내려 앉았고, 유럽메이커도 톱10에 3개 업체만 포함됐다.
특히 현대ㆍ기아차의 상승세는 눈에 띈다. ‘2010년까지 톱5 진입’ 목표를 3년 이상이나 앞당긴 현대ㆍ기아차는 이제 4위, 나아가 3위까지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북미시장에서의 약진은 고유가에 대비해 소형차 및 연비 향상에 집중한 덕이다. 또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사가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빨리 읽지 못하고 기존 대형차 전략을 고수한데 따른 반사이익도 누렸다.
현대차가 포드를 제치고 4위에 올라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대세다. 현대차와 포드의 판매대수 차이는 무려 200만대로 격차가 크다. 하지만 포드가 북미지역의 대형차 수요 격감으로 주력인 F시리즈 생산공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고, 고급차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매각한데 이어 볼보마저 내놓아 현대ㆍ기아차가 포드를 추월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해외 생산 증가로 판매 및 생산 실적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제2공장 가동에 들어갔고, 체코 공장에 이어 2011년 러시아공장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어서 면 해외생산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불고 있는 인수ㆍ합병 바람도 변수다. 포드사가 볼보를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GM이 유동성 회복을 위해 GM대우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세계 자동차 시장이 인수ㆍ합병을 통해 재편된 가능성이 높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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