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의 급락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펀드가 있다. 바로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리버스(거꾸로) 펀드’다.
원리는 이렇다. 대개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 등을 통해 위험을 일정부분 헷지(회피)하게 된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현물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선물매도를 하게 되면 이익을 보게 돼 전체적인 손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선물에서 팔기로 한 특정일의 코스피200지수가 약정된 매도가격보다 더 낮을 경우 선물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이익을 본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주가가 하락할 때만 이익을 보게 만든 특화상품이 바로 리버스 펀드다.
국내에 출시된 리버스 펀드는 주로 주가지수선물을 이용한다. 외국의 경우 개별 현물을 활용해 대주거래로 운용하는 펀드도 있지만, 국내의 경우 현물주식을 빌리기가 쉽지 않아 현물을 활용한 리버스 펀드 운용은 여의치 않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리버스 펀드를 엄브렐러펀드 내 하위펀드로 구성해 헷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엄블렐러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등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하위펀드로 구성돼 갈아타기가 가능한 펀드를 말한다.
리버스 펀드는 최근 급락장에서 단순한 헷지 수단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부분의 리버스 펀드들이 지난 한달간 1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A-1’의 최근 한달 수익률(7월1일 기준)은 10.56%에 달한다.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K-1’(9.99%),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파생상품1’(10.78%) 등의 최근 한달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버스 펀드를 위험 헷지를 위한 투자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인이 지수의 등락을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펀드가입 후 증시가 반등에 나선다면 이는 곧 투자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리버스 펀드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데 주가가 무한히 하락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주가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차원에서 소규모 자산만 투자하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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