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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민태 전격 은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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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민태 전격 은퇴 선언

입력
2008.07.1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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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순 최동원 김시진 선동열로 내려오는 한국 최고투수의 계보를 이었던 '왕별'이 정든 마운드를 떠난다.

공 하나로 아마와 프로 마운드를 평정했던 불세출의 투수 KIA 정민태(38)가 17년간 정들었던 글러브를 벗는다. KIA는 8일 정민태가 김조호 단장과 면담을 가진 후 전격적으로 은퇴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민태는 이에 앞서 7일 1군 합류를 통보 받은 후 조범현 감독을 만나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정민태는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 동계 훈련과 재활을 하는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오른) 어깨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기대만큼 좋은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며 "중간 계투로 1군에 복귀했을 때 후배들의 기회를 뺏는 것은 선배로서 큰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KIA는 9일 정민태를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인천 동산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지난 92년 태평양에서 데뷔한 정민태는 지금은 간판을 내린 '투수 왕국' 현대 유니콘스의 전성기를 이끌며 한국프로야구 '최고 에이스'로 군림했다.

현대 창단 첫 해인 96년 15승을 거두며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매김한 정민태는 99년 20승과 2000년 18승으로 2년 연속 다승왕을 차지했다. 이어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2년간 27경기에 등판, 2승1패(평균자책점 6.28)의 참담한 실패를 맛본 후 2003년 다시 '친정'인 현대로 돌아왔다.

한국 프로야구 첫 5억원 시대를 열며 화려하게 복귀한 정민태는 그해 17승을 거두며 개인 통산 3번째 다승왕에 올랐고,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1ㆍ4ㆍ7차전 승리투수가 되며 98년에 이어 2번째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그러나 이후 오른 어깨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5년부터 올시즌까지 4년간은 단 1승도 없이 10패만 떠안았다. 2004년 7억4,000만원에 달했던 연봉은 올시즌 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정민태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뛴 15년간 통산 124승(8위)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MVP와는 한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MVP 2차례, 골든글러브를 3차례 수상했다. 일본 시절을 제외하고도 그동안 연봉으로만 번 돈도 33억3,500만원에 달한다.

정민태는 "당분간 가족과 함께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고 싶다. 가능하면 현장에 복귀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고 은퇴 후 계획을 밝혔다.

광주=이승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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