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다자(多者) 외교도 핵심은 역시 경제였다. 하루동안 여러 국가의 정상들과 가진 연쇄 정상회담의 주 의제는 대부분 양국 간 경제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1박2일 일정으로 8일 오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첫 일정이 같은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초청국인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 경제 3국 정상과의 양자 정상회담이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서남아시아와 남미, 중미 지역의 거점국가이자 차세대 리더국가로 성장하고 있는 이들 국가와의 교류강화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자외교의 첫 상대자를 이들 3개국으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분간 릴레이식으로 이어진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레이드 마크인 ‘㈜대한민국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회담 내내 한국 홍보를 통해 상대 정상에 대한 설득에 주력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에게는 포스코가 인도에서 추진 중인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부지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점을 화제에 올려 결국 “8월에 착공 가능토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받아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게는 국내 기업의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 참여와 에너지 및 자원 분야 협력 확대가 목표점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고속철도 건설 경험을 갖고 있는 데다 아주 싸고 효율적 기관차를 만든 경험이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설득전을 통해 룰라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이 대통령은 또 “브라질은 남미 최대의 자원 부국”이라고 분위기를 띄운 뒤 “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며 이 분야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고 룰라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쇠고기와 농산물이 적극 수출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는데 브라질의 한 배석자가 “우리 소는 광우병이 없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구리와 몰리브덴 등 광물 자원과 멕시코의 민간발전소 건설사업 및 석유관련 사업에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데 주력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동포간담회에 참석,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 선진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들도 홋카이도에서 남보다 더 열심히 살아 왔을 것이고 오늘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그에 대한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일본 땅에서 일본인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에는 부인 김윤옥 여사가 동행하지 않았으며, 공식 수행단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청와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으로 간소하게 꾸려졌다.
도야코=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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