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동아와 중앙일보가 7일 인터넷포털 다음에 기사 공급을 중단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보수신문의 기사 공급 중단은 표면상 “다음이 불법적인 ‘광고주 압박운동’을 방치했다”는 데 있지만 기사의 온라인 유통을 둘러싼 신문과 포털업체 간 힘겨루기의 소산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문화일보와 매일경제신문 등 일부 신문들도 동아와 조선, 중앙에 동조, 기사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보수신문 콘텐츠 비중 미약
인터넷 사용자 측정업체인 코리안클릭 자료를 토대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5월말 다음의 뉴스 접속량에서 동아와 조선, 중앙이 차지하는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전체 페이지뷰(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에서 홈페이지를 보는 수치)를 따져보면 0.4%라는 미미한 수치에 그친다.
외형상으로 봤을 때 보수신문의 기사공급 중단은 다음의 페이지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지은 다음 홍보팀장은 “기사 중단이 얼마되지 않아 파급력에 대해 뭐라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코리안클릭 관계자도 “접속량은 주 단위로 측정하기에 다음 주초는 되어야 기사중단의 파급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04년 7월 이른바 ‘파란 사태’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한다. 당시 KT의 자회사인 KTH는 하이텔과 한미르를 통합한 인터넷 포털 파란을 출범시키면서 네이버와 다음 등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5개 스포츠신문들과 기사 공급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파란의 예상과 달리 스포츠신문 기사를 대체할 수 있는 온라인매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독점계약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1년 만에 한 스포츠신문이 계약을 파기하면서 기사 독점체제는 무너졌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와 연예분야의 취재 진ㆍ출입 장벽이 높지 않아 가능했던 일”이라며 “하지만 종합일간지는 취재접근이 제한된 영역서 강점을 발휘하기 때문에 기사 공급 중단이 다음의 콘텐츠 다양성에 일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누가 타격 받을지 전망 엇갈려
학계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보수신문의 기사공급 중단은 결국 다음의 콘텐츠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과 젊은 층이 즐겨 찾는 포털에의 기사공급 중단은 결국 보수신문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권재웅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보수신문이 차지하는 콘텐츠 비율이 높지 않기에 다음은 실질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젊은 층이 온라인으로 기사를 보는데 익숙한 상황서 포털에 기사를 제공 않는다면 보수신문에 장기적 타격을 안겨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또 “기사 공급 중단은 보수신문의 포털 길들이기를 위한 조치”라며 “양 진영이 일종의 파워게임에 본격 돌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콘텐츠가 결국 유통망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다음이 네이버처럼 온라인 기사 유통망을 지배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 언론시장의 한 축을 잃을 수 있기에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포털은 정파성에 자유롭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다음이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된다면 결국 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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