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명박은 온 민족과 전 세계가 지지 환영한 수뇌상봉과 선언들을 전면 부정, 전면 무시하였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 대변인은 7일 던진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은 빈번히 만나는 게 좋다”고 밝힌 데 대한 대답이었다. 조평통 대변인은 “그가 수뇌회담을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비난도 했다. 무례한 언사지만 그나마 이 정도는 ‘양반’ 수준이다.
조평통은 6일 성명에서 ‘이명박 역도’ ‘이명박 역적패당’ ‘역적 패당의 망동’ ‘괴뢰대통령선거’ ‘괴뢰군부내 호전분자’ 등 이 대통령을 ‘시정잡배’ 다루듯 욕했다. 지난 4월1일 노동신문이 이 대통령을 ‘역도’라 칭하며 시작한 막말과 욕설 공세는 최근 3개월여 동안 500번을 넘어섰다고 한다.
사실 북측 입장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의 초기 대북정책이 불편했을 수 있다. 지난 10년간 쌓아온 남북협력과 신뢰를 원점에서 시작하려는 것으로 여겨질 만큼 공세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북자세는 방향전환이 뚜렷하다. 초기에 자주 거론하던 상호주의나 대북 변화요구는 찾아볼 수 없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6ㆍ15, 10ㆍ4선언의 이행을 요구하는 북한에 대해 “협상을 하다 보면 10ㆍ4선언을 100% 이행할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동에서 ‘남북한의 협력과 상생ㆍ공영’을 강조했는데 이는 참여정부의 평화번영 정책과 다를 게 없는 개념이다.
남측이 관계복원을 위해 노력한다면 북측도 맞장구를 칠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많이 참았다. 그 정도 욕설을 했으면 됐으니 막말을 거두고 진지하게 내일을 논의하는 게 어떨까 싶다.
정진황 정치부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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