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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회사 문 닫을 판에 휴가·출장비는 무슨…"

입력
2008.07.1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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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비도 줄이고 출장은 민박으로 해결하라.’

고유가와 고환율,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단순 엄살이 아니다. 상당수 중소 중견기업들은 이미 적자로 돌아섰고, 대기업들도 올해 목표치를 조정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매출을 늘리기 어렵다면 비용이라도 줄이자면서 안간힘을 쏟고있다.

심각한 위기감

적자전환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늘고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과 LG 현대차 등 주요그룹의 주력사들 조차 실적악화를 실감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주력품목의 매출이 전년대비 20%이상 하락하고 있고 줄어드는 주문량과 폭등하는 원자재를 감안하면 하반기 적자는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내수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내수 목표를 당초 67만대에서 63만대로 줄였다. 삼성전자도 1분기 내수 매출은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00억원) 대비 9% 성장했지만 2분기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 확대 및 틈새 시장 개발 등 사업부별로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위기 의식은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인 743명을 대상으로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96%가 ‘위기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48.9%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고유가와 원자재값 급등(77.1%)을 원인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중소기업들은 구조조정 및 감원(34.4%)을 고려하고 있으며 휴업이나 폐업(26.1%)까지 생각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마른 수건도 짠다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처절하다. 휴가비와 출장비를 축소하고 에너지 절약대책을 수립 하는 등 초긴축 경영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야근 및 휴일 근무자를 위해 냉방존을 운영하고 있다. 밤 9시 이후 및 휴일은 19층만 냉방을 가동하기 때문에 야근 및 휴일 근무자들이 모여서 근무를 한다. 또 화장실 온수의 온도는 낮추고 냉방 온도는 높였다. 대한항공은 1분기 유류비 지출 증가로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착륙후 지상에서 엔진 절반 가동, 승무원 휴대 짐 감량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손실 규모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1년 9.11 테러 및 2003년 사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15~90일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일부 건설업체들은 구조조정까지 고려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W사는 조직 축소 및 일부 직원들의 한직 발령 등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며 주택건설업체 D사는 임원들에 한해 실적이 좋지 않으면 물러나겠다는 사임 각서까지 받았다. 또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국내 건설현장의 에너지 사용량 및 폐기물을 10%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 여름 휴가비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38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계 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올 여름 휴가비는 평균 25만6,000원으로 지난해 28만원보다 2만4,000원(8.6%)이 줄었다. 이마저도 지급하는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중 58.8%에 불과하다.

출장비를 줄인 기업도 있다. LG그룹은 LG전자, LG CNS 등 일부 계열사들이 러시아 출장시 민박을 활용한다. 현지 호텔 숙박비는 하루 400~500달러인데 비해 민박은 1인당 190달러이며 2명이 묶으면 130달러로 떨어진다. KTF도 출장비를 50%로 줄이고 팩스를 이메일 형태의 전자팩스로 바꿨다. 최윤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통계팀장은 “현 경제위기에 대한 적절한 정책적 대안이 조속히 마련되지 못하면 대량의 일자리 감소와 경제기반 와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연진 기자 박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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