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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별] ① 육상 110m 허들 중국 류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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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별] ① 육상 110m 허들 중국 류시앙

입력
2008.07.1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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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탄환’ 류시앙(25ㆍ중국)은 올 1월28일 중국 공산당 정치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에 선임됐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1년에 한 차례밖에 회의가 열리지 않아 정책 결정권은 없지만 역대 중국 지도자들의 후손들이 대거 위촉돼 있는 기구다. 류시앙이 그 같은 기구의 위원에 위촉된 것은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류시앙은 단순한 스포츠 스타가 아니다. 중국브랜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류시앙은 2005년을 기준으로 중국 스포츠ㆍ연예계 인사 중 수입이 3위에 올랐으며 연간 수입이 약 600억원에 이른다.

상하이 태생인 류시앙은 아시아인에게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110m 허들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1896년 아테네올림픽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18개나 가져간 미국이지만 2004년 류시앙에게 왕좌를 내주고 만 것이다.

여세를 몰아 류시앙은 2006년 11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슈퍼 그랑프리대회에서는 12초88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12초9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세계기록, 세계선수권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류시앙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단거리에서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은 아시아인으로는 류시앙이 최초다. 허들에서 2연패를 이룬다면 이 또한 최초가 된다.

‘아시아의 자존심’ 류시앙에게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지난달 13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IAAF 그랑프리 골든 스파이크대회에서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21)가 12초8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류시앙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100분의 1초 앞당겼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로블레스는 류시앙의 가장 강력한 적수다.

류시앙은 그러나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올림픽이 자신의 안방, 그것도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컨디션만 잘 조절하면 12초대 주파와 금메달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는 생각이다.

류시앙의 강점은 폭발적인 스퍼트와 유연성이다. 그는 탄력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허들을 유연하게 넘는다. 스트라이드를 최대한 길게 하면서 세 번의 스텝으로 허들을 넘는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해는 허벅지 근육통 탓에 정식으로 110m를 뛰어보지는 않았지만 류시앙은 지난 2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IAAF 실내육상대회 60m 허들에서 7초46으로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13억 중국인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류시앙은 벌써부터 올림픽 2연패를 조준하고 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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