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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대변인 유종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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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대변인 유종필 떠난다

입력
2008.07.10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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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9일 4년 10개월 만에 대변인 직을 내놓았다. 그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4년 3개월을 뛰어넘어 한국정치사상 ‘최장수 대변인’으로 남게 됐다.

유 대변인은 2003년 9월 의원들이 대부분 열린우리당으로 빠져나간 구 민주당에서 대변인을 시작했다. 2007년 대선 패배 직후 우리당이 주축이 된 대통합민주신당과 구 민주당이 합쳐서 만든 통합민주당에서도 대변인을 계속했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비유와 은유를 곁들인 ‘촌철살인’의 브리핑이 전매특허다. 우리당이 끈질기게 합당 압박을 가하자 그는 “스토커냐”며 “침몰하는 타이타닉에 누가 올라타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1998년 고건 서울시장 인수위 대변인도 지냈는데 “흑색선전은 비아그라와 같다. 절망적 상황에서 한 번 일어서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지만 자칫 스스로 죽는 수가 있다”고 말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정치 운은 그다지 좋지 않아 한 번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 보지 못했다. 유 대변인은 17대 총선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고 18대 총선에서는 공천 심사의 벽도 넘지 못했다. 최근엔 광주 남구 지역위원장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의 악업(惡業)만 쌓일 뿐 대변인 오래 할 것이 못된다”고 소회를 밝힌 뒤 “분당시대의 상징적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총선 이후 석달 동안 마이크를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진한 섭섭함을 털어놓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고별사를 보낸 뒤 김재두 부대변인과 함께 안면도 자연휴양림으로 모처럼의 휴가를 떠났다. 그는 “향후 재보궐 선거도 있을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것”이라며 “당에서 필요로 하는 어떤 역할이라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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