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확 달라졌다. 당내 현안에 대해 할 말은 하는 모습이다. 7개월 전 입당한 이후 몸에 뱄던 이방인 특유의 조심스러움이 최고위원 선출을 계기로 차츰 걷히는 분위기다.
정 최고위원은 7일 당 지도부 선출 뒤 두 번째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8대 총선을 앞둔) 공천심사 과정에서 당시 최고위원 전원이 아주 무기력감을 느끼고 이게 무슨 최고위냐는 말까지 했었다”며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의 제 역할 찾기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최고위가 적절한 권위를 가지고 한나라당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모임이 돼야 한다”며 “최고위원 간 또는 최고위원과 전체 의원 간 워크숍을 개최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당의 정책기능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당직을 가진 특정 개인이 조율도 안 된 정책을 언론인터뷰를 통해 발표하면 국민들은 정해진 당론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나중에 고치려 한다면 말 바꾸기 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고 입 단속을 촉구했다.
7ㆍ3전당대회 이전에도 그가 지명직 최고위원 자격으로 간혹 당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이번에는 작심한 듯 목소리를 냈다. 이를 놓고 전당대회 이후 달라진 그의 위상과 결부시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물론 정 최고위원 측은 “당내 현안을 논의한 사실상 첫 회의였던 만큼 당이 심기일전하자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고위원 홀대나 정책 발표 혼선 등도 특정 사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변화와 쇄신’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만큼 앞으로 그의 목소리가 커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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