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 전쟁을 선포했다. 환율 급등세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풀어서라도 총력전을 펴겠다는 것이다. 불과 2~3개월 전 경상수지를 위해 환율 상승을 유도했던 정부가 이젠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이 하락해야 한다고 입장을 급선회한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환율을 정상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지만, 투기세력에 역공을 당해 최후의 보루인 외환보유액만 탕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7일 오전 ‘최근의 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견해’라는 내용으로 브리핑을 갖고, “향후 외환수급 사정, 환율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것이며 불균형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력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그동안 정부가 여러 차례 환율 안정 의지를 시장에 전달했지만, 이번에는 한은과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히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환율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보유 외환을 매도해 왔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외환보유액을 매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국장은 외환보유액을 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달러 매도 개입 외에 보유 외환을 손대지 않고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와 한은은 국책은행 등을 통해서 수입업체의 외화 결제대금 마련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강력한 개입 의지가 전해지면서 환율은 일단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7.50원 급락하면서 1,042.90원에 마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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