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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D-31/ 아테네이어 베이징서도 금빛 세리머니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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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D-31/ 아테네이어 베이징서도 금빛 세리머니 걱정마!

입력
2008.07.1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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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4년 8월18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경기장. 스물 한 살의 앳된 여궁사(女弓師)가 묵묵히 시위를 당겼다. 100-100 동점에서 한 발에 메달 색깔이 갈리는 순간. 시위를 떠난 화살은 정가운데 과녁에 꽂혔고, “텐!”이라는 장내 안내멘트와 함께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선을 제압당한 상대는 8점에 그쳤고, 84년 LA올림픽부터 6회 연속 여자양궁 개인전 금메달의 바통은 박성현(25ㆍ전북도청)이 이어받았다.

#2. 8월23일 탁구 남자단식 결승전이 벌어진 아테네 갈라치올림픽홀에선 한국과 중국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 한국대표는 유승민(당시 22세), 중국대표는 왕하오였다.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탁구 최강국. 그에 비해 한국은 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러나 ‘삭발 투혼’을 불사른 유승민은 기어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거침없는 공격으로 세트스코어 3-2까지 앞서더니 6세트 10-9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3.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아르멘 나자리안(불가리아)를 3-1로 거꾸러뜨릴 때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아시아선수권 우승이 프로필의 전부였던 정지현(당시 21세)에게 전세계의 시선이 쏠린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리고 이어진 결승전. 정지현은 쿠바의 로베르토 몬존을 상대로 연장 끝에 3-0으로 승리, 아테네 땅에 태극기를 꽂았다. 이날(8월27일) 정지현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60㎏급)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7회 연속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았다.

역전의 용사들이 4년 전 영광을 재현한다. 아테네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서 감격의 애국가를 들려준 금메달리스트들이 베이징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 한국 양궁의 신화를 창조한다

한국 여자양궁은 84년 LA올림픽부터 ‘골드 퍼레이드’를 펼쳐왔지만 주인공은 항상 달랐다. 박성현이 이번 올림픽 개인전에서 다시 한 번 금빛 과녁을 꿰뚫는다면 2연패 신기원을 이루게 되는 셈. 일단 전망은 밝다. 박성현은 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은 기간 박성현은 국내 우수팀 초청훈련, 미디어 중계팀을 동원한 가상훈련 등을 소화하며 실전 적응능력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단체전 우승이 최우선 목표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연패 욕심을 내보겠다”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힌 박성현.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작성한 그가 ‘2연패 2관왕’이라는 또 하나의 신화를 정조준하고 있다.

▲ 만리장성을 넘는다

눈앞에 펼쳐진 길은 험난하지만 유승민(26ㆍ삼성생명)은 의연했다. “2004년보다 2,3배 어려울 거라 예상하고 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하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요.”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7월 세계랭킹에서 유승민은 8위에 머물렀다. 4강 시드를 확보하지 못한 유승민은 왕하오(1위), 마린(2위), 왕리친(4위ㆍ이상 중국) 등과 16강부터 맞닥뜨릴 수 있다. 그러나 유승민은 “어차피 정상에 오르려면 거쳐야 하는 관문들”이라며 “중요한 건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16년 만에 캐낸 한국 탁구의 금맥을 이어가기 위해 유승민은 오늘도 7시간씩 꼬박 라켓을 잡는다.

▲ 8회 연속 금메달은 내 손 안에

“자, 30초 남았다. 1점짜리 한 번 넘겨보자.” 땀 냄새가 짙게 밴 태릉선수촌 필승관. 김인섭 코치의 주문에 매트 위의 정지현(25ㆍ삼성생명)이 “흡”하며 용을 썼다. 정지현이 평소 ‘동반자’라 부르는 훈련 파트너 김건회가 끝까지 버텨봤지만 결국 벌러덩 뒤집히고 만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레코로만형 60㎏급에 출전하는 정지현은 한국 레슬링의 8회 연속 금메달을 이을 적자(適者)로 평가 받는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긍정적인 성격이 최고 무기다. ‘2연패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기자의 조심스러운 인사말에 “그런 건 없다. 무조건 해낸다”며 눈웃음을 짓는다. “베이징에서 어떤 세리머니를 해야 국민들이 오래 기억할까요?”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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