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통산 5번째이자 2년 연속 우승을 확정한 비너스 윌리엄스(세계랭킹 7위ㆍ미국)는 옅은 미소를 띠며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 뿐이었다. 우승 세리머니치고는 너무도 간소했다. 마치 결승이 아니라 1,2라운드 토너먼트를 막 통과한 선수 같았다. 준우승 설움을 안은 상대가 다름아닌 동생 서리나 윌리엄스(6위ㆍ미국)였기 때문. 서리나는 언니와 코트 정중앙에서 가볍게 마주한 뒤 자리로 돌아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전통과 권위의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우승접시(로즈워터 디시)는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에게 돌아갔다. 최고시속 209㎞의 강서브를 앞세운 비너스는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윔블던챔피언십 여자단식 결승에서 동생 서리나를 세트스코어 2-0(7-5 6-4)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이로써 비너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윔블던을 제패하며 개인통산 5번째 윔블던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은 통산 7번째.
또 2002년 프랑스오픈부터 2003년 윔블던까지 5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서리나에게 우승을 내줬던 한도 풀었다. 비너스는 2002년과 2003년 윔블던 결승에서 연달아 동생에게 무릎을 꿇는 등 서리나와의 메이저대회 결승 상대전적에서 1승5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었다.
경기 후 비너스는 “윔블던 우승은 엄청난 영광이지만 동생 서리나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 중 한 명이 이기면 나머지 한 명은 지게 돼 있었기 때문에 이긴 후에도 그렇게 기쁘지만은 않았다”며 조촐한 세리머니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단식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윌리엄스 자매는 이어 출전한 복식 결승에서 리사 레이몬드(미국)-사만다 스토서(호주) 조를 2-0(6-2 6-2)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합작했다. 윌리엄스 자매가 윔블던 복식 정상에 오르기는 2000년과 2002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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