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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촛불집회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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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촛불집회서 빠진다

입력
2008.07.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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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인 촛불집회와 거리해진을 이끌어온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종교단체들이 7일부터 촛불집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종교단체들은 5일 밤부터 6일 오전 사이에 시청앞 서울광장에 설치했던 천막들을 모두 자진 철거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6일 '서울광장의 시국미사와 단식기도회를 마치면서'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5일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내고, 사목 현장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촛불집회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제단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사회 일각과 보수 진영에서 제기해온 종교의 세속 참여에 대한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교 단체들도 이날 천막을 자진 철거하고 단식 기도를 마무리 한 뒤 회의를 갖고 당분간 조계사로 피신한 대책회의 지도부 6명의 보호에 주력하기로 했다. 개신교 단체 관계자도 "이번 주에 기도회 등 예정된 종교행사는 없다"며 사실상 철수 입장을 밝혔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더 계셨으면 좋겠지만 폭력으로부터 시민들을 지켜준 것만 해도 종교계가 엄청난 일을 했다"며 "폭력사태가 재발하면 다시 나와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종교계가 철수하자마자 경찰은 촛불시위를 원천 봉쇄에 나섰다.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7시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집회가 열렸으나, 경찰은 집회시작 40분 뒤 전경버스 30여대와 15개 중대로 에워쌌다. 거리 시위는 경찰 제지로 무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7일 이후에도 집회는 허용하되, 차량 흐름을 막는 거리 시위는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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