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원유ㆍ식량 가격 급등 등 세계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주요8개국(G8) 확대정상회의가 7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개막한다.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 최근 수년간 G8 회의의 핵심 주제였지만 올해는 원유가 폭등과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속 물가상승) 등 당면한 세계 경제 불안도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1975년 첫 정상회의가 제1차 석유 위기와 달러화 약세에 대처하기 위해 개최된 게 새삼 새롭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 신흥경제 8개국과 알제리,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7개국 정상도 초대됐다.
현안인 원유가 급등에 대해 의장국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는 폐막일인 9일 정상선언문을 통해 ‘급격한 원유가격 상승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어 ▦산유국의 증산을 위한 투자 환경 정비 ▦시장의 투명성 향상 등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가 급등 원인에 대해서는 ‘중국과 인도 등의 수요 급증’이라는 미국과, ‘투기자금의 원유시장 유입’을 지목하는 유럽이 시각차를 보여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원론에 그칠지 ‘투기자금 감시 위한 정보공개 강화’라는 좀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을지 조율 중이다.
긴급 의제가 된 식량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특별문서를 통해 ‘생산국의 수출 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G8이 국가별로 식량비축량을 정해 비상시 긴급 방출, 식량가격을 안정시킨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묘안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선 주요 산유국인 중동 국가들이 참여하지 않는데다, 바이오 연료 생산을 둘러싸고도 식량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미국, 브라질 등이 견해를 달리 하기 때문이다.
온난화 가스 감축과 관련해 정상들은 ‘2050년까지 G8이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솔선해서 노력한다’는 문구를 정상 선언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목표는 신흥경제 8개국을 포함한 16개국 모두 ‘2050년까지 반감’이었다. 하지만 개도국은 가스 배출량이 많은 선진국이 먼저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미국은 중국이나 인도가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 합의에 난항을 겪었다. 일본과 유럽이 ‘G8 우선 감축 후 개도국 유도’로 미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감축한다’는 단정적인 문구를 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2012년으로 효력이 끝나는 ‘교토(京都)의정서’ 이후 2020~30년께의 중기 가스 배출량 감축과 관련해서도 G8이 우선 국가별 총량 목표를 설정한다는 방침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정치 현안으로는 핵문제가 최대 관심사다. 정상들은 핵 비확산 체제 강화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사실상 중국과 파키스탄 등을 염두에 두고 모든 핵무기 보유국에 ‘투명성 있는 핵무기 삭감’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해서는 6자회담을 통한 완전한 핵폐기를, 이란에게는 우라늄 농축활동의 정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초대된 아프리카 각국의 개발 지원도 중요 과제다. 아프리카의 식량 증산을 위해 주요 곡물 생산을 2배로 늘릴 수 있도록 G8이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고 의료 종사자 확충 등 보건위생 개선을 위한 ‘도야코 행동 체제’(가칭) 창설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또 2010년 이후 대아프리카 정부개발원조 증액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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