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주간지 포천이 2년 연속으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았던 구글이 최근 들어 직원 복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갈등의 시작은 직장 내 보육 시설 문제. 구글은 3년 반 전부터 직장 내에 보육 시설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구글측이 보육시설 이용 비용을 월 1,425달러에서 2,500달러로 올리기로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두 명의 자녀를 둔 구글 직원이라면 매년 무려 5만7,000 달러에 가까운 돈을 보육비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 같은 회사 방침이 알려지자 일부 구글 직원들은 회사측에 보육비를 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했고, 매주 금요일 회사 경영진과 직접 대화하는 ‘T.G.I.F’ 시간을 이용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구글의 공동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자녀를 둔 직원들의 사정에 수긍할 수 없다”고 일축하며 “구글 사무실 내에서 제공하는 무료 음료와 과자 등에 우쭐해 하는 직원들에게 이제는 신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는 직원들에게 ‘절대 나쁜 짓은 하지 않는’ 구글의 평소 이미지와 상반되는 터라 직원들의 충격은 크다. 게다가 구글이 그간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료 식사, 유연한 근무 시간, 전 직원 통근 버스 제공 등으로 대표되는 복지 제도 덕분이었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은 역설적이게도 ‘최고 복지’를 추구하는 구글의 고집 때문이다.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등 두 창업자에게 자신의 창고 공간을 빌려줬던 창립멤버 수전 워지키는 자녀 출산과 함께 보육시설에 관심을 가지면서 보육시설 고급화를 추진했다.
최고의 교사와 고급 장난감을 갖춰 놓은 최고급 보육 시설로 재정비하면서 보육시설 이용비가 무려 75%나 오른 것이다. 즉, 최고에 대한 엉뚱한 집착이 도리어 직원들의 가계 부담으로 이어져, 반발을 낳은 셈이다.
직원수가 1만9,000명 수준으로 불어나고 조직이 비대화 하면서 구글이 ‘약속된 땅’이라는 환상도 깨지고 있다. 많은 구글 직원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더 젊고 가능성 있는 회사나 또는 예전 직장으로 옮기고 있다. 구글에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로 옮긴 세르게이 솔야닉은 “구글의 모든 것이 대단하지는 않다. 비효율과 무기력함 역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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