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출을 둘러싼 여야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야당은 “등원 여건을 먼저 만들라”고 주장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4일 의장 단독선출 방침은 철회하면서도 7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야권과의 개원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는 강경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야가 의장선출 및 국회 개원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으르렁대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을 소집해 단독 개원에 대한 토론을 가진 뒤 “야당이 헌정사상 유례없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다음주에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개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4일 개원을 목표로 야당과 했던 모든 협상은 무효가 됐다”면서 “헌정 60년 사에 없는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해 무리한 양보를 많이 했지만 당내에서는 오히려 재협상 요구가 강하 만큼 재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가축법 개정, 국정조사 수용방침 등 그간의 양당간 물밑 협상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정가에서는 홍 대표의 재협상이 언급이 일단 야당의 등원을 촉구하기 위한 ‘압박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이어 “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가 공동으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했는데 다음 주까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 등 총 169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의장 선출을 위한 단독 개원을 놓고 2시간 동안 난상 토론을 벌였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의장이 선출돼서 국회가 정상화되는 계기돼야 한다”며 단독 선출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번 더 참고 설득하자”는 반대 의견들도 나왔지만 같은 당 이병석 심재철 김충환 진성호 의원들도 야당의 등원 거부를 비판하며 의장 선출을 주장했다
박희태 대표도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국회의원은 있는데 국회는 없는 의정 파탄 상태”라며 “도대체 의원이 국회를 가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느냐”고 야당의 등원 거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단독 선출 방침을 철회한 데 대해 “당연한 일”이라고 논평하면서도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답게 국민의 건강을 위한 가축전염예방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공동대표는 “(한나라당) 박 대표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는 여당을 만들라”며 “여당이 단독 개원 으름장을 놓는 얕은 정치는 앞장서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여전히 야당 주변에서는 등원이나 의장선출 시기나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의장 선출 및 개원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가 당분간은 계속될 전망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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