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8시 5분 대만 타오위안(挑園) 공항에는 분단 59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남방항공 소속 광저우 발 대만 행 직항기가 내렸다. 착륙과 동시에 축하하는 물줄기가 이 비행기로 쏟아지면서 성대한 환영 행사가 시작됐다. 새 양안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이어 난징(南京) 발 직항기는 오전 11시께 대만 집권당인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주석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대만 송산(松山)공항에 내렸다. 750여명의 중국 관광객과 관광업계 대표들은 베이징, 광저우, 난징, 샤먼(廈門) 상하이(上海) 등 5곳에서 직항기를 타고 대만에 도착했다. 샤먼에서 온 왕치(40)씨는 “어렸을 적부터의 꿈인 대만 여행이 이제야 실현이 됐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헤어져 있던 한 민족이 재결합한 감동이 양안을 가득 흘렀다.
대만의 각 공항은 환영객으로 붐볐고 취재진들도 표정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대만의 티베트 관련 단체와 파룬공 단체들은 직항 취항에 반대하며 시위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전했다.
직항 개통으로 중국인과 대만인들은 복잡한 수속과 홍콩 제주도 등을 경유하는 번거로움 없이 매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양측을 오갈 수 있다. 중국의 대만 관계를 총괄하는 왕이(王毅)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새 양안 시대가 열렸다”며 “직항로 개설은 우리가 아무로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민족임을 확인시켜주었다”고 말했다.
양안이 비 정치적 분야에서 자유왕래를 개시했다는 의미를 지니는 직항개설은 양안의 경제적 결합을 촉진시킬 것이다. 올해 상반기 대만의 대 중국 무역은 처음으로 전체 무역의 30%를 넘어섰다. 중국 관광객이 매일 1,000명 이상 대만을 찾을 경우 적어도 200억 대만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대만 경제는 중국 경제를 상정하지 않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양안 경제 공동체를 구상하는 마잉주(馬英九) 정부는 향후 화물 직항노선, 화물선 직항노선 개설 등을 조만간 실현하고, 대만 기업의 대중 투자 제한 완화, 위안화의 대만 통용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안의 정치적 화합과 결합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정경(政經)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 등 군비의 축소에 소극적인 것은 물론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에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마잉주 정부가 중국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다만 양측이 실용적인 자세로 경제 결합을 가속화하는 현 상황은 쉽사리 중단되거나 되돌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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