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 방문 이틀째인 4일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친정인 외교통상부를 찾아 금의환향 사실을 신고했고 이명박 대통령, 한승수 총리, 유명환 외교부 장관 등과 잇따라 만나 유엔 무대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 이 대통령과 회동했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청와대 본관 현관 앞까지 나와 반 총장을 맞는 등 환대했다. 이 대통령은 접견장에서도 “취임 후 1년 반 정도 활동을 모범적으로 잘 해 줘 자랑스럽다”며 “미얀마(사이클론 피해지역)도 가고, 중국 쓰촨(지진피해 지역)도 가고, 수단(분쟁지역 다르푸르)도 갔다 오고 역대 어느 사무총장보다 역동적으로 활동해 줬다”고 덕담을 건넸다. 반 총장은 “1년 반만에 고국을 방문했는데 따뜻한 환영을 감격스럽게 느낀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이어 만찬을 함께 하며 반 총장의 한국 방문을 기렸다.
반 총장은 또 청와대 방문에 앞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촛불집회에 대해 질문을 받고 “국민의 안녕이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책임이 중요하다”며 “동시에 국민들도 정부를 적극적으로 믿고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제 기준이나 국제 합의 등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북한 방문 가능성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6자회담 당사국들 간에 진행되고 있는 대화와 협력 관계를 적극 지원하고 촉구하겠다”면서도 “북한의 요청이 있거나 사태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유엔 총장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친정인 외교부에서 직원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회관을 찾아 “기후 변화는 위급한 문제로 정치적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연했고, 주한 외교사절 초청 환영조찬에서는 “한국 지도자들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고, 공적개발원조(ODA)와 유엔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더욱 기여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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