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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의 첫날… 오전엔 불심 오후엔 야당 향해 소통로 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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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의 첫날… 오전엔 불심 오후엔 야당 향해 소통로 뚫기

입력
2008.07.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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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이 어려울 때는 항상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교훈을 생각합니다.”

촌철살인 비유로 이름을 날렸던 명 대변인 출신인 박희태 한나라당 새 대표의 4일 취임 일성은 우공이 산을 옮긴 얘기였다. 그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한나라당 앞에 많은 어려운 현안이 있지만 우리가 대화하고,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면 안 풀릴 일 있겠느냐”며 “한 삽 한 삽 파내려 가면서 산을 옮긴 것처럼 앞으로 정답게 손잡고 형제처럼 다정을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드리고, 경제회복 경제발전에 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새벽 일찍 눈을 떴다. 오전 6시30분부터 예정된 라디오 인터뷰 2개를 소화하기 위해서 였다. 이어 신임 최고위원단과 함께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았다. 방명록에 ‘님들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나라를 지키고 민생을 편안하게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현충원에서 여의도 당사로 오는 차 안에서 또 라디오 인터뷰가 이어졌다.

오전 11시.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를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마주 앉았다. 그는 “나라가 참 어렵고 우리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도 참 많다. 이럴 때는 정말로 부처님의 큰 힘이 우리를 가호해 주시길 빌고 싶다”고 했다. 최근 불교계에 일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성 우려를 의식한 행보였다.

오후에는 등원을 놓고 여야 힘겨루기가 한창인 국회를 찾았다. 의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으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 대표는 “국회의원이 국회 가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나. 학생은 학교, 의원을 국회에 가야 한다”며 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했다.

이어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당사를 찾아 손학규 대표,이회창 총재를 잇달아 만났다. 이동 중간 중간 박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주요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잘하겠다. 도와달라”며 인사했다. 첩첩 난제에 둘러싸인 집권 여당 신임 대표의 첫날은 차라리 숨 가빠 보였다.

그는 이날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가지고 정국 구상의 일단도 밝혔다.

향후 당청 관계에 대해 “고분고분한 여당은 안 되겠다. 국민의 뜻을 (청와대에)바로 전하는 꼿꼿한 여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과 당청 간 소통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과 상시회동, 상시 전화통화를 하고 국정을 논의할 게 있으면 매일이라고 만나겠다”고 했다. 이른바 당청 간 유기적 협력체 구상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 대목을 두고 우려가 많다. 자칫 당이 청와대와 유착하거나 통제받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표가 3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당헌 당규를 개정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박 대표의 말과 달리 당이 급속히 청와대에 통제 하에 놓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박 대표의 당 화합 구상은 조만간 단행될 첫 인사를 통해 얼추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그는 이날 각종 인터뷰에서 “탕평인사, 계파를 초월한 인사를 하겠다”면서 “특히 친박근혜계에 대해서는 더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계파 갈등을 없애는 방향으로 인사와 처우를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직 인선에서 친박 배려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문제와 관련,“호남과 충청 지역에서 한 분씩 모시는 게 좋겠다고 본다”며 “쇄신의 바람을 일으키는 선봉장으로 청년 대표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하기 위해 당헌을 바꿀 생각”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서청원 홍사덕 의원을 포함한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해선 “빨리 결론 내서 결말을 짓도록 하겠다”면서도 “당헌상 불가능하다 하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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