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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월드리그보다 중요한 전국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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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월드리그보다 중요한 전국체전?

입력
2008.07.0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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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요, 전국체전 때문에 박준범을 대표팀에서 빼라고요? 그럼 이경수는 뽑아주시는 거죠? 경수도 안 된다고요?”

한국배구의 구원투수로 나선 남자 대표팀 사령탑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대한배구협회 강만수 강화이사에게서 국제전화를 받은 그는 한숨만 길게 내쉬었다.

2008월드리그 배구 예선 B조 경기가 열릴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신치용 감독이 묵은 졸리호텔 124호에는 담배연기가 자욱했다. 대표팀을 맡은 지 일주일 만에 늘어난 건 한숨과 담배뿐이다. 신치용 감독은 3일(한국시간)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월드리그가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보다 격이 떨어진다”며 혀를 찼다.

표정이 굳어진 신 감독을 대신해 서남원 코치가 귀띔한 사연은 이렇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이 쿠바로 떠난 지난달 24일. 강 이사가 신 감독에게 “한양대 박준범은 전주에 열리는 쿠바와의 홈경기에서 빼자”고 말했다. 한양대가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 출전을 이유로 박준범을 보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2일 “그럼 LIG손해보험 이경수는 대표팀에 들어오는 거죠”라고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경수는 LIG에서 재활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뿐이었다. 3일에는 LIG 센터 하현용이 발목을 다쳐서 대표팀에서 제외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 감독은 쿠바로 떠나기 전 “쿠바와의 홈경기(12,13일)에서 승전보를 전하겠다”면서 “총력전을 펼치고자 이경수를 대표팀에 넣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경수는 커녕 하현용과 박준범마저 대표팀에서 빼야만 했다. 배구팬은 물론이고 배구선수까지 “배구가 위기에 빠졌다”고 걱정하지만 배구협회는 무사태평이다.

한국 남자배구는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달 일본에 올림픽 출전권을 뺏겼다. 올림픽 예선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던 협회는 당시 대표팀 강만수 단장을 강화이사, 정강섭 강화이사를 기획이사로 임명했다.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이 승진했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LIG와 한양대를 탓하기 전에 협회와 강 이사는 과연 무얼했을까. 감독 선임 과정부터 국가대표 선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생기는 불협화음에 배구 대표팀은 멍들고 있다.

트리에스테(이탈리아)=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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