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임꺽정> 의 작가 벽초 홍명희(1888~1968)가 월북한 이유는 북한의 친일파 청산 작업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임꺽정>
일제하 민족운동 지도급 인사였던 벽초는 1948년 4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한 제정당ㆍ사회단체 연석회의’에 김구 등과 함께 참석했다가 북한에 남았는데 그런 결심을 한 이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북한에서 문화선전성 제1부상(차관)까지 역임한 뒤 소련파 숙청이 있던 57년 카자흐스탄으로 망명한 정상진(90)씨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선전성 부상 재직 시절 부수상이던 홍 선생을 찾아가 북한에 남게 된 이유를 묻자 그가 ‘나에겐 공산주의냐 민족주의냐의 잣대보단 애국자냐 친일분자냐란 잣대가 중요하다.
친일파를 껴안은 이승만과 달리, 김일성은 친일파를 철저히 제거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홍 선생은 ‘나는 공산주의는 모르지만, 그들이 한 일(친일파 숙청)은 지지한다’고 말했다”며 “소련파 숙청 때 망명했기 때문에 이후 북한 정권 변화상에 대해 선생이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정씨는 48년 ‘남북한 제정당ㆍ사회단체 연석회의’ 때 벽초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김구가 북한 잔류 의사를 묻는 질문에 “북한의 친일파 청산을 칭찬할 수 있지만 남한 동포를 버릴 수는 없다”고 답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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