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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희태 한나라당 새 대표,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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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희태 한나라당 새 대표, 어깨가 무겁다

입력
2008.07.0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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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새 대표로 선출됐다. 원외인 그가 독자세력을 구축한 정몽준 최고위원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받은 허태열 최고위원을 누른 것은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한나라당의 세력분포가 ‘친 이명박’ 쪽으로 기울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정권 탄생의 공신이면서도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는 서러움을 겪었다. ‘친이’ 세력의 전폭적 지지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볼만하다.

그렇다고 그가 그저 당의 얼굴로 대표 자리만 지키고 있을 가능성은 적다. 경력과 정치스타일은 물론이고 정국 상황으로 보아서도 그런 안일은 허용되기 어렵다. 그는 오랜 검사ㆍ국회의원 생활을 통해 합리성과 조정력을 함께 체득한 ‘요즘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이런 강점에 대한 당 안팎의 기대가 크고, 그만큼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과제도 많다.

우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크게 떨어졌다. 이를 이내 극복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여당이라도 나서서 국민과의 소통의 공백을 메우고 헤진 대통령의 지도력을 기워주어야 한다. 야당과의 화해로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당내 ‘친박’ 세력과의 불협화음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강재섭 전 대표와는 달리 당내 지분이 작지 않다는 점에서 한결 적극적인 결단이 요구된다.

한나라당의 주류로 자리잡은 ‘친이’ 세력 내부의 ‘권력분점’ 가능성도 눈길을 끈다. 자신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영향력이 수시로 거론되고, ‘만사형통’이란 말에서 드러나듯 국민의 눈길도 곱지 않다. 그것이 사실이든 막연한 오해이든 박희태 대표라면 그런 영향력을 견제하고, 그런 인상을 희석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가장 큰 기대가 걸린 과제는 과거 ‘명 대변인’의 명성에 걸맞은 예민한 정치감각으로 대통령이 다시는 옆길로 새지 않도록 고언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정부여당이 바로 서야 어지러운 나라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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