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새 한나라당 대표는 가히 노련한 정치인이다. 부드러워 정적(政敵)이 없는 정치인으로도 통한다. 이명박 대통령 탄생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이 세 가지 핵심적 특징이 과반 집권여당의 대표직 수행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박 대표의 정치 경력은 화려하다. 이번 당선으로 한나라당 대표를 2003년에 이어 두 번째 하게 됐다. 검사 출신인 그는 1988년 13대 국회 때 민정당 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았다. 정계입문 직후부터 장장 4년3개월 동안 민정ㆍ민자당 대변인을 맡아 촌철살인의 논평 등으로 ‘명 대변인’ 평가를 받았다. 이후 17대까지 내리 5선을 하며 신한국당(여당), 한나라당(야당)에서 각각 원내총무를 역임하고 한나라당 부총재, 최고위원을 거쳐 2002년 대선 패배 직후엔 6개월간 과도기 대표도 맡아 초토화된 당을 추스렸다. 김영삼 정부 초기에는 법무부 장관도 했다.
20년 정치생활 동안 박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는 유연한 사고, 부드러운 처신, 친화력으로 특징지어졌다. ‘화합 체질’이라는 게 자평이다. 특히 정치적 판단력과 탁월한 조어(造語) 구사능력, 순발력도 갖췄다. ‘정치 9단’도 그가 만든 대표적 조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선 경선 때 이명박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정권 창출의 주역 중 한 사람이 된다. 본선에서도 그는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활약했다. 특히 중요한 고비마다 이 대통령에 정치적 조언을 했던 ‘6인 회의’ 멤버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핵심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4월 18대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의 유탄을 맞아 뜻밖에 낙천되는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는 낙천의 충격에도 당의 요청으로 총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위해 뛰었다. 결국 정치인생 20년 만에 국회의원 배지는 뗐지만 대신 여당 대표를 얻었다.
▦경남 남해(70) ▦경남고, 서울대 법대 ▦부산고검장 ▦민정ㆍ민자당 대변인 ▦법무부장관 ▦신한국ㆍ한나라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부총재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국회부의장 ▦13~17대 의원(5선)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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