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계측기기 제조업체 A사의 K사장은 최근 70만달러 짜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중국업체의 연락을 받고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로 날아갔다. 그런데 업체 관계자는 “정부 프로젝트이니 고위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해야 한다”며 비용 부담을 요구했다. 사기임을 직감한 K사장은 호텔 직원의 도움으로 현장을 빠져 나와 코트라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 기업을 노린 중국 내륙지역의 무역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코트라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와 구이린(桂林) 등에서 국내 기업들의 사기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정저우의 한 중국 업체는 최근 10여개의 국내 기업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대형 수입계약 체결을 미끼로 한국기업 관계자들을 중국으로 유인한 뒤, 접대비와 선물비 등 정체불명의 비용 부담을 강요하고 일부 수입관세를 떠넘기는 수법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있다. 또 회사명과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실체 파악을 위해 영업허가증 제시를 요구하면 연락을 끊어버린다.
실제 한국의 C사는 정저우의 중국업체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고 코트라에 실체 파악을 요청했는데, 코트라가 이 회사에 영업허가증 제시를 요청하자 차일피일 미루다 연락을 끊어버렸다.
코트라 중국팀 박한진 차장은 “중국 내륙지역의 유령업체들에 의한 무역사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업체는 코트라를 통해 실체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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