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이 열린 3일(한국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퀘스트센터.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두 명의 선수가 간발의 차이로 나란히 터치패드를 찍었다. 2분09초71로 가장 먼저 골인한 케이티 호프(19)는 자신의 뒤를 이은 나탈리 쿨린(26)과 손을 맞잡고 동반 올림픽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둘에게 200m 개인혼영에 대한 아픈 기억은 남다르다. 열살 때부터 200m 개인혼영을 주종목으로 삼아왔던 호프는 불과 15세 때인 4년 전 아테네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렸기 때문일까, 마음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호프는 200m에서 7위, 400m에서 준결선 탈락이라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 들고 말았다.
쿨린은 8년 전 200m 개인혼영 미국대표선발전에서 4위에 그치며 올림픽 본선 진출조차 실패했다. 올림픽 직전 입술 부위가 크게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호프는 이후 부상 후유증으로 평영을 기피하면서 개인혼영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올봄 열린 선발전 예선에서 쿨린은 200m 개인혼영에 출전해 10년 전 세웠던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무려 4초나 단축했다.
6월초에는 재닛 에반스 대회에서 호프가 2년 동안 갖고 있던 미국최고기록까지 깨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이 열리기 불과 일주일 전, 쿨린은 베이징올림픽 200m 개인혼영 도전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호프는 자유형 200m와 4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등 자신이 출전한 4개 종목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베이징행을 확정지었다. 전날 배영 100m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쿨린 역시 이날 개인혼영 200m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며 미국 여자수영 대표팀의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한편 이날 열린 남자 접영 200m 결선에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는 1분52초20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3번째 출전권을 따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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