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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분의1 '바늘구멍'… 신인가수 데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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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분의1 '바늘구멍'… 신인가수 데뷔기

입력
2008.07.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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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뮤직] 써니힐로 보는 신인 데뷔과정… 연습생 오디션도 '바늘구멍'유령회사 사기·팀 일방적 제외 예사… 무보수로 준비만 3~5년

어떤 이는 기다림을 스스로 창살 없는 독방 감옥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언제 나올 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는 고통은 그토록 고되고 힘겹다.

전국 각지의 가수 지망생은 통상 1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스포츠한국은 4일 <사랑밖엔 난 몰라> 로 데뷔 무대를 앞둔 혼성 그룹 써니힐의 가수 데뷔기를 통해 신인 가수의 데뷔 과정을 더듬어본다.

시련을 넘어라.

혼성그룹 써니힐은 장현 주비 승아 등으로 구성된 3인조다. 이들의 데뷔 과정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이들의 평탄치 못했던 데뷔과정 때문이다.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을 준비한 연습생의 과정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연예계의 속성과 그대로 겹쳐진다.

유일한 남성 멤버 장현은 2005년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배틀신화> 에서 최종 멤버로 발탁됐다. 하지만 1년 만에 컨셉트 문제로 팀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컨셉트는 명목상이었고 다른 멤버들에 비해 2,3세 가량 많은 나이가 문제였다.

장현은 당시를 떠올리며 "컨셉트 회의나 연습에서 아무 이유없이 배제되더니 한달이 지나서 얘기를 해줬다. 팀에서 빠져줘야겠다는 말까지 듣고 너무 놀라서 이후에는 어떤 말을 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주비와 승아는 금전적인 피해를 봤다. 2002년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에 한 사설 학원에 등록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났지만 약속했던 앨범은커녕 회사 관계자들은 하루 아침에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다. 2000년대 초반 극성을 띄던 '유령 연예 기획사'였던 것.

금전적인 손실도 아깝지만 2년 가까이 공을 들였던 데뷔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그 충격으로 두 사람은 가수의 꿈을 접을까도 고려했다.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으니 가수가 되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주비) "실망하는 부모님께 죄송해서 집이라도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승아)

써니힐 멤버들이 겪은 일들은 연예계에서는 흔하다. 타고난 재능과 뜨거운 열정에도 숱한 장벽에 부딪혀 꿈을 접는 이들이 앞서 언급한 10만 명 중 대다수다. SM, YG, JYP 등 국내 유수 기획사에는 일년에 수 만명의 오디션 지원자가 몰린다. 이는 대입의 1차 지원의 성격을 띤다.

JYP의 경우 격주로 진행되는 공개 오디션에서 복수 지원을 포함해 연간 1만여명이 몰린다. 이중 정식 연습생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2,3명에 불과하다. SM은 자회사인 SM아카데미로 수만명의 지망생들이 몰려 SM의 선택을 기다린다.

2차 지원은 중소형 기획사로 넘겨진다. 최근에는 유명 프로듀서와 작곡가의 사무실에 지망생들이 몰리는 것도 한 추세다. 써니힐도 윤일상 전해운 등이 모인 내가네트워크에 뒤늦게 발탁돼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이들은 가창과 안무 등의 체계적인 수업을 받으며 무보수의 연습생 기간을 보냈다. 장현은 이 시기를 "사실 보수 받기를 기대하기 보다 여러가지를 배우기 때문에 돈을 내지 않는 게 더 고마운 시절이다"라고 표현했다.

비정기적인 테스트를 통해 10명 내외의 연습생은 서바이벌 과정을 겪기도 한다. 써니힐은 초창기 함께 했던 20여 명의 연습생 중 마지막까지 생존해 데뷔 무대를 맞게 됐다. 가창과 안무 등 테스트 과정은 광범위하다.

사실 이보다 더욱 어려운 테스트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무보수를 받으며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연습생 시절은 가수 지망생들에게 지독하리만큼 가혹하다. 사실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 보다 회사에서 내 보내는 숫자가 훨씬 많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주비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기간이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의 의지가 약해지면 자연스럽게 회사를 떠나게 된다. 주변에서 연습생 동료들을 보면서 연예인이 재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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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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