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고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교사 발언에 항의하는 학생을 교사가 체벌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A고에서 광우병 관련 발언을 두고 교사가 학생을 체벌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장학사 3명을 학교로 보내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무역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이모 교사는 지난달 25일 수업시간에 "1년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몇 명인 줄 아느냐. 광우병으로 죽을 확률은 40억분의 1에 불과하다. 1년에 광우병으로 대여섯 명 죽는데 미국 소를 수입해 경제를 살리자"는 주장을 폈다. 이에 정모군이 "어떻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교통사고 문제를 연관 지을 수 있느냐"고 항의하자, 이 교사는 정군을 교단 앞으로 불러 무릎을 꿇게 한 뒤 막대기로 허벅지를 2차례 때리며 폭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사의 폭행 장면은 정군의 친구가 휴대폰으로 찍어 청소년전문 인터넷매체에 제보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정군은 촛불집회에 참가해 자유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학교 주변에서는 이 교사가 이 문제로 체벌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이 교사가 체벌한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단순히 촛불집회 문제로 때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전국교직원노조가 일선 학교에 미국산 쇠고기의 학교 급식 사용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부착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이날 현수막이 설치되지 않도록 하라고 각급 학교에 지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예방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일선 학교에 현수막 설치와 가정통신문 발송을 막도록 지도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학교장 허락없이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가정통신문을 발송할 경우 관계자 징계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교조는 시교육청의 이런 방침과 상관없이 현수막을 게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막으려는 학교측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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